fresh review
상영관이 많지 않아 종로구에 위치한 에무 시네마까지 찾아가서 영화를 관람했다. 결과적으로 영화보다 영화관이 더 좋아서 한참 구경하고 나온 것 같다. 가장 아쉬운 점은 영화가 너무 불친절하고 자기 마음대로라는 점.
원제를 찾아보니 <Hibou, Owl You Need is love>인데 어쨌든 한국 제목보다는 나은 것 같다만 제목과 시놉시스만으로는 영화를 반도 예상할 수 없을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내가 느낀 사랑은 부엉부엉은 사랑 얘기가 메인이 아니라 오히려 인생 얘기에 가깝다. 영화는 소심하고 관심받지 못하는 한 남자가 부엉이 탈을 쓰고 나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보여준다. 중간중간 재치 있는 대사와 작은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재미있다고 말하기 힘들다. 스토리는 난해와 불친절의 그 어디쯤에 걸쳐있고 클라이막스 지점을 지나며 변화되는 주변의 상황들은 왜 그렇게 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나마 영화의 미덕을 찾아본다면 두꺼운 부엉이와 팬더 탈을 뒤집어쓰고 열연하는 배우들을 보는 재미 정도? 그리고 탈을 뒤집어쓴 두 사람의 소소한 데이트 장면 정도가 이 영화의 유일한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1시간 20분밖에 되지 않는 이 짧은 영화에서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너무 중구난방이고 자기 멋대로라는 사실은 영화의 별점을 깎아먹기에 충분하다. 내 짧은 소견으로는 분명히 둘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영화의 메시지가 너무나 숨겨져 있고 심오하여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가, 아니면 애당초에 메시지 따위는 없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