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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an 09. 2017

일본 애니메이션의 미래, 신카이 마코토

people column

Intro

일본의 영화산업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더불어 한때 전 세계를 움직이던 일본 애니메이션도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를 기점으로 저무는 듯했다. 여전히 호소다 마모루 같은 훌륭한 감독들이 있었지만 예전 같은 전성기는 오지 않을 듯했다. 하지만 이제 여기, 포스트 미야자키로 불리는 남자가 등장했다. 그리고 이미 그, 신카이 마코토는 포스트가 아닌 지금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대표한다. 

                                                                                                               

게임에서 시작된 배경

73년생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아버지는 1909년부터 대를 이어 건설회사를 운영하셨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태어날 당시에는 상당한 규모였다고 한다. 부족함 없이 자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대학 진학을 위해 도쿄로 상경했고 유명 게임회사인 팔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졸업 이후 채용되었다고 한다. 이후 <영웅전설5>, <이스2 이터널>등 게임의 오프닝 동영상을 만들게 된 신카이 마코토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지만 살인적인 업무 스케줄로 2000년에 퇴사 후 코믹스 웨이브로 들어오게 된다. 이때 팔콤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제작한 게임의 오프닝 동영상은 지금까지도 명작 대우를 받고 있다고, 또한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시골과 도쿄의 비교 묘사는 자전적 경험에서 비롯된 듯하다.

전설의 영웅전설5 오프닝


존재감을 드러내다

제1회 신세기 도쿄 국제 애니메이션 페어 공모작 부문에서 <별의 목소리>로 우수상을 차지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애니메이션 업계에 조금씩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그 이전에도 몇 개의 단편작들로 수상했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2004년 자신의 첫 극장 애니메이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로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누르고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몇 년 만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목 집중!


능력을 보여주다

이후 2007년 3개의 작품을 엮은 옴니버스 장편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를 발표한 신카이 마코토는 대중들에게 제대로 된 어필을 시작한다. 한국에서는 첫 정식 개봉작이었던 <초속 5센티미터>는 단 두 곳의 상영관에서 상영되며 관람객 수에 있어서는 초라하게 막을 내렸지만 최근작 <너의 이름은>에까지 이어져오는 세밀한 배경 묘사, 남녀 간의 거리, 기차와 관련된 에피소드 등 신카이 마코토만의 색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작품으로서 의미가 깊다.

초속 5센티미터


본격적으로 작업하다

이후 2011년 <별을 쫓는 아이>를 공개한 신카이 마코토는 2013년 <언어의 정원>에서 보다 상업적인 접근으로 많은 관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전부터 연출은 물론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 진행하기로 유명했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언어의 정원>부터는 자신이 직접 집필한 원작 소설까지 내놓으며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증명했다. 또한 장기간의 작업을 거쳐 최근 개봉한 <너의 이름은> 또한 소설로 발표되었고 일본에서 발행부수로 무려 100만 부를 돌파하는 흥행으로 영화와 소설 모두에서 폭발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 터지다

착실하게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가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최근작 <너의 이름은>에서 달리 표현할 길이 없이 제대로 터졌다. 1월 기준 일본에서는 역대 박스오피스 4위를 갈아치우고 계속해서 관객 수를 늘려가는 중이며 한국에서도 개봉 후 한차례도 1위를 내주지 않고 박스오피스를 점령하며 상영관을 늘리고 있다. 화제의 영화 <너의 이름은>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매특허, 현실감 넘치는 배경작화는 물론 애틋한 남녀의 이야기와 SF 적 상상력이 한 대 맛 물려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중, 그동안 어느 정도 검증이 진행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기에 열기는 쉬이 식지 않을 전망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은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각종 신기록을 정조준하고 있다.

너의 이름은


여전히 진화하는 중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초속 5센티미터>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엄청나게 세밀한 작화에 비해 스토리의 부족함, 또는 캐릭터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관객들이 적지 않았고 감성이 풍부한 대사나 이야기도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도 있었다. 또한 매번 비슷한 스토리의 플롯이나 주인공들의 만남이 너무나 어려운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많았던 것이 사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런 여러 가지 지적들에 대해서 적절히 수용하고 타협하며 대중성을 추가해 나갔다. 그렇다고 자신의 장점을 결코 잃지 않고 진화를 거듭하며 <너의 이름은>을 완성해 냈다. 이번 영화가 이만큼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관객과 소통하며 얻어낸 것, 그리고 그가 지켜낸 그의 장점이 적절히 어울렸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전히 진화 중!


일본 애니메이션의 미래

수차례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한 것은 물론 <너의 이름은>으로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중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제 '포스트'를 붙이기에는 너무 커버렸다. 누군가를 뛰어넘어야 하는 위치를 지나 다음 작품부터는 자신의 전 작품들과 겨뤄야 할 위치에 선 신카이 마코토는 이미 그 자신이 일본 애니메이션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차기작에 이미 충분한 그의 장점에 더 많은 장점들이 추가되어 나온다면 여전히 불호에 머문 관객들까지도 그의 작품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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