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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스는 전체적인 완성도에 비해 상당히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관객이 허무하다고 느끼는 결말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끝이 좋아야 다 좋은 건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패신저스는 그렇게 별로인 영화는 아니다.
패신저스는 등장인물의 숫자가 매우 한정적인 상황에서 오직 제니퍼 로렌스와 크리스 프랫의 매력만으로 움직인다. 이 영화가 그나마 관객을 끌어들이는 이유이자 어쩌면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이기도 할 두 배우는 확실히 제 몫을 다 하며 넓디넓은 우주선이 결코 비어 보이지 않게 만든다. 크리스 프랫의 연기도 좋았지만 역시 제니퍼 로렌스의 존재감은 패신저스를 관람해야 할 단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한편 저평가되고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이미테이션 게임을 완성도 높게 연출했던 모튼 틸덤 감독의 연출력과 생각 외로 유려하게 짜인 각본이다. 필연적으로 우주선의 공허함과 그 속에 갇힌 인간의 고뇌가 동반되는 패신전스는 화면으로 보여지는 것들과 각본이 적절하게 화합되지 않았다면 굉장한 시간낭비 영화가 될 수 도 있었다. 하지만 모튼 틸덤 감독은 너무 지루하지 않게, 그렇다고 개연성 없지도 않게 관객들의 눈과 생각을 적절히 지배한다. 또한 패신저스는 각본에 있어서도 나름의 오리지널리티를 소유한다. 그 요소의 충격성이 아주 크거나 센세이셔널하지 않아 대부분의 관객들은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서사 또한 썩 유려하고, 그러면서도 포인트를 잃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물론 패신저스가 여러모로 완벽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대부분은 결말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하지만 개인적으로 결말보다는 조금 더 고저를 살리지 못한 기승전결이 더 아쉽다. 상업영화란 자고로 좋은 것은 더 좋게 과장하고 극적인 부분은 더 극적으로 포장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패신저스는 그 부분에서 실패한 것 같다. 멋진 세트와 상당한 CG, 괜찮은 배우들을 모셔다 놓고서 보여준 임팩트 없는 흐름은 나름의 고민이 묻어나는 잔잔한 엔딩조차 더욱 초라하게 만든 게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