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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재미를 느끼는 몇 가지 경우가 있다. 그중에서도 뻔하다고 생각했던 영화에서 의외의 모습을 발견할 때 일종의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조작된 도시>는 의외의 재미를 품고 있는 영화다.
총제작비 100억 원이 들어간 <조작된 도시>는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액션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초반과 후반에 각각 등장하는 전투씬과 액션 장면들은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들어 보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카체이싱 장면에 있어서는 최근 한국 영화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장면들이 다수 연출되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상당한 수의 차량이 사용되는 차량 추격씬에서는 다양한 지형지물과 도구들이 사용되며 흡사 외국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 외에도 첨단 장비들이 사용되는 장면들은 개연성에 있어서는 합격점을 주기 힘들지만 서사의 다양성을 배가하고 볼거리를 충족시키는 부분에 있어서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하다. 이런 다양하고 도전적인 액션씬들은 <조작된 도시>에 오락영화로서 충실한 존재감을 부여한다.
한편 영화에서의 주연은 거의 처음인 지창욱은 드라마를 통해 단련된 연기력을 가감 없이 선보이며 꽤 훌륭한 신고식을 마쳤다. 다양한 액션과 감정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해낸 지창욱은 <조작된 도시>에서 사실상 원탑 주연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완수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돋보이는 존재는 오히려 오정세인데, <조작된 도시>에서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오정세의 응축된 연기 실력이 발현되는 부분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그 외에 심은경, 안재홍, 김상호 등 다양하게 등장하는 조연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연기력과는 별개로 영화상에서의 캐릭터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조작된 도시>의 서사는 의외성이 있는 동시에 아쉽기도 했던 부분, 생각보다 이야기의 큰 틀이 탄탄했고 디테일에 신경 쓰려는 노력들이 엿보였다. 하지만 짜 놓은 틀이 너무 거대하고 액션으로 풀어나가는 연출의 속도감이 빠르다 보니 디테일한 구성들이 제대로 따라붙지 못해 중반이 지나가면서는 설명되거나 있어야 할 부분들이 생략되는 느낌이었다. 러닝타임을 조금 더 할애해서라도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였다면 액션과 서사의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론적으로 <조작된 도시>는 현란한 액션과 생각 외로 잘 짜여진 서사가 어우러진 수준급 오락영화였다고 생각된다. 물론 액션에 집중하느라 놓친 이야기의 디테일이나 상당한 시간을 투자함에도 100% 살지 못한 캐릭터들의 매력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액션들과 출중한 카체이싱 장면들은 <조작된 도시>를 관람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