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쇼퍼, 욕망과 금기에 관한 난해한 성찰

fresh review

by 정세현

Intro

한 마디로 표현해서 '난해'하다. 솔직히 말하고자 하는 요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굳이 표현한다면 스프레이에 요점을 녹여 담아서 영화 전체에 골고루, 그리고 아주 얇게 뿌려놓은 기분이다.

<퍼스널 쇼퍼>는 파리에서 일하는 퍼스널 쇼퍼이자 귀신을 볼 수 있는 영매, 모린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의 소재는 신선하나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두 가지의 소재는 그럴싸하게 섞이지 못하는 느낌이다. 오히려 퍼스널 쇼퍼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어땠을까라는 의견. 영화는 주로 퍼스널 쇼퍼의 일상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며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처음에는 흥미롭던 장면들도 비슷한 플롯이 많이 반복되며 약간의 지루함도 느껴진다. 한편 영매로서의 활동을 보여줄 때는 상당한 긴장감이 연출되며 스릴러, 혹은 호러 장르적 면모도 발산되는데 이 부분은 깊게 몰입이 된다기보다는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리프레쉬 구간의 느낌 그 이상은 없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퍼스널 쇼퍼>는 전체적인 서사가 하나의 흐름으로 다가오지 않고 산만하게 다가온다는 느낌이 들어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가 멍 했던 것 같다.

1.jpg 난해


그나마 <퍼스널 쇼퍼>에서 발견한 재미의 대부분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에 있다. <트와일라잇> 이후 매우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시도하고 있는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이번 영화에서 거의 모든 장면을 혼자 책임지는 원탑 주연으로 열연을 펼친다. 대부분의 장면은 무겁고 난해하며 정적인데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상당히 노련하게, 그리고 몇몇 장면에서는 놀라울 만큼 좋은 연기를 펼치며 영화의 톤 앤 매너를 책임진다. 과감한 노출 연기는 물론 특유의 시크한 표정까지 아낌없이 선보이며 시종일관 스크린을 누비는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퍼스널 쇼퍼>가 105분 동안 관객들의 집중력을 붙들고 있을 수 있는 최고이자 최후의 수단이다.

2.jpg 그녀


결론적으로 <퍼스널 쇼퍼>는 어떤 부분에서 재미와 흥미를 느껴야 하는지 찾아내기 쉽지 않은 영화다. 영화 전체적으로 욕망과 금기에 대한 다방면의 성찰을 시도하는 것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이렇다 할 기승전결이나 관객들에게 임팩트를 날려주는 부분이 없다 보니 보는 입장에서는 깊이감을 느끼기보다는 답답함을 느낄 확률이 높다. 그나마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때부터 함께했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과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만남이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 수준을 조금 더 올려놓았다는 것이 <퍼스널 쇼퍼>가 남기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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