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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Mar 18. 2017

토니 에드만, 어른들을 향한 유쾌한 위로

fresh review

Intro

몇몇 장면에서 강렬한 장면이 연출되기는 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매우 놀라운 작품이라거나 너무너무 따뜻해서 꼭 안아주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영화는 유쾌하고 담담하게 위로한다.


이미 다수의 시상식에서 수상 및 노미네이트 되며 유명해진 <토니 에드만>에 미국식으로 잘 빠진 다양성 영화를 기대하고 갔다가는 조금 당황할 수 있다. 다분히 유럽, 특히 독일 감독의 감정선이 돋보이는 영화는 뚜렷한 서사적 흐름이나 기승전결을 소유하기보다는 풀어놓듯 느슨하게, 하지만 다채로운 에피소드들로 스크린을 채운다. 특히 전반부 인물들에 대한 묘사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이는 영화는 조금 지루하지만 초반에 충분히 정립해 놓은 인물들을 활용하여 후반부에 마음껏 이야기를 펼친다. 그렇다고 해도 마지막까지 뭔가 이렇다 할만한 포인트를 찍어주지는 않는 만큼 영화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는 메시지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에피소드


영화는 주인공 이네스와 아버지 빈프리트가 부딪히고 소통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 과정에서 토니 에드만으로 분장하고 나타나서 여러 가지 사건들을 일으키는 빈프리트 역의 페테르 시모니슈에크와 이네스 역의 산드라 휠러의 연기력은 밤하늘의 별처럼 빛난다. 무엇보다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에 빛나는 연기력의 소유자, 산드라 휠러의 복잡다단한 감정연기와 과감한 노출 연기는 밋밋한 서사의 높낮이에 리듬감을 부여하는 강력한 도구로 작용한다. 또한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고 괴짜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깊은 곳에 남모를 슬픔과 사랑 또한 품고 있는 빈프리트를 연기하는 페테르 시모니슈에크의 연기력도 일품이었다. 비록 한국에서는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이지만 관객들이 <토니 에드만>이라는 영화를 기억하게 된다면 분명히 이 둘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은 확실해 보일 만큼 두 배우의 연기는 훌륭했다.

연기


결론적으로 <토니 에드만>은 중반 이후 줄곧 유쾌하지만 현실 감각을 잃지 않고 담담하게 위로를 건넨다. 또한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는 영화가 청불인 이유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게 되며 크고 작은 웃음들도 웃게 된다. <토니 에드만>은 이렇게 유쾌함과 웃음이 존재하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껴진 <토니 에드만>은 결코 가벼운 영화는 아니었다. 이네스와 빈프리트를 통해 전달되는 위로는 유쾌하게 표현되었지만 어쩌면 깊고 본질적인 우리들의 결핍과 그것을 극복하게 하는 사랑에 대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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