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늙었다고 생각되는 순간들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은 아닌 것
그때는 몰랐다.
아빠, 엄마는 영원히 나를 지켜줄 것만 같았다.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슈퍼맨인 줄 알았다.
언제부턴가 전에 보이지 않던 게 보이기 시작했다.
식탁 위 조금씩 쌓여가는 약 봉투, 처음 맞춘 돋보기안경,
지금은 셀 수 없는 흰머리들까지.
아빠는 생수 몇 병들기를 어려워했다.
모든 가족 짐을 들어주고도 끄떡없던 아빠였는데
엄마는 청소하며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했다.
매주 구석구석 열심히 청소했던 엄마였는데
"병원 갈래?, 염색하는 건 어때?" 말씀을 못 드렸다.
애써 외면했던 부모님의 세월이 내 가슴속으로 들어올까 봐
그러고 '너는 그동안 뭐했니?' 하고 물을까 봐
아버지, 어머니는 조금씩 늙어가고 있었는데, 왜 몰랐을까
여태 우리 가족을 밀어줬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저려온다.
이제는 내가 부모님을 보호해 줄 차례인가 보다.
내가 지켜줄게요.
힘든 일이 있다면 쉬어도 돼요. 들어줄게요
이제 앞에 서도 돼요. 밀어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