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각지에 흩어져 있어, 방학이 되어서야 가끔 보곤 했다. 최근 들어 코로나로 인해 그 '가끔' 마저 희미해졌지만, 다시 볼 때면어색함이란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오히려한 동안 떨어져 있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아무래도 학교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반 학생들 이야기부터 각자의 업무 이야기,수업 이야기까지도. 분명 SNS로 주고받았던내용이었지만 참 즐거웠다. 내 이야기를 100% 이야기할 수 있고, 진심으로 들을 상대가 있다는 건 큰 힘이 되었다.
어떤 친구는 1급 정교사 연수를 마쳤다고 했다. 진짜 선생님이 다 되었구나 하며 부러워하면서도 신기해했다. 이제는 우리가 새내기 옷을 벗을 때가 왔나 보다 했다. 시간이 흘러벌써 우리가 이런 나이가 된 건가. 나는 한참 부족한 게 많은 것 같은데말이다.
우리의 이야기 끝은 항상 물음표로 끝났다. 올해 다른 학교 가서도 잘할 수 있을까? 올 해는 어떤 업무를 맡게 될까? 또 몇 학년을 맡게 될까? 우리는 딱히 정답이란 게 없는 질문들을 마구 쏟아냈다.
수많은 질문 끝에는,스스로 깨닫는 게 있었다. 올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음을.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크게 두렵지 않다는 것.진심으로 고민을 나누는 우리가 있고, 또 그 진심을 헤아려주는 우리가 곁에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