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행복이란 뭘까요?

 로또를 살 때, 참 행복한 고민을 한다. 1등 금액인 약 300억 원을 갑자기 갖게 되면 어떡하지 하고.

정말 운 좋게 모든 숫자를 맞추어 300억 원을 얻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평생 일해도 벌 수 없는 금전을 단번에 얻게 되면 어떻게 될까.

첫째, 좋은 집을 사고, 좋은 차를 사겠지. 평생 갖고 싶어 했던 것들. 서울에 집 한 채. 그리고 외제차 한 대 정도. 이왕이면 비싼고, 좋은 걸로.

그다음은?

소중한 사람에게 좋은 물건을 사줄 테지. 부모님, 그리고 소중한 친구들이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것들을.

그다음은?

여행 다니고.. 그다음은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리고 남들의 부러움을 크게 살 수 있겠지. 하지한 그 부러움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지 않을까.

그다음은 뭘까?

로또 1등 당첨인이라는 꼬리표가 평생 달리겠지. 좋은 꼬리표일까. 지금의 소중한 사람들을 앗아가지는 않을까.

모든 걸 가졌다는 생각에 내게 다가 올 미래는 뻔했다, 낙하. 한 순간에 큰 행복을 누렸듯 단번의 지옥 같은 낙하를 경험하지 않을까. 그 속도가 너무 빨라 행복의 순간을 기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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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지금은 초라하고, 특별한 건 없다.

그래도 거대하진 않지만 작은 기쁨이 자꾸 일어나면 좋겠다.

내 집은 없지만, 발 뻗고 잘 수 있는 내 침대가 있다는 게.

고급 외제차는 아니지만, 신나게 노래 부를 수 있는 내 차가.

거대한 선물은 아니지만, 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게.

여름이면 바다로 놀러 가고, 겨울이면 눈 구경을 할 수 있는 게.

참 좋다.

작은 기쁨이 모여 날 단단하게 해 주고, 결국 절대 바꿀 수 없는 큰 행복이 될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