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SAM Jul 30. 2019

학교 혁신의 조건?

미래학교로 가는 길, 주춧돌 놓기

학교에 방문한 분들이 가끔하는 질문.
'학교혁신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여전히 변화를 위한 시도가 진행되는 학교이기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다. 또한 개인적 견해가 학교 전체 구성원들 대변할 수 없기에 '개인적 견해'임을 꼭 전제하며 다음의 세가지를 조심스레 말씀드린다. 또한 이 세 가지를 갖추는 것 역시 현재진행형이라고도 말이다. 이미 밝혀진 연구들과 일부는 일치하고 일부는 새로울 수 있다.


공유된 비전과 신뢰,
민주적인 시스템,
초기의 헌신적인 참여자
그리고 맥락을 이해하고 도전하는 후발참여자


공유된 비전과 신뢰 형성

일반적인 조직도 비전이 행위를 안내할 것인데, 하물며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에서 비전의 중요성은 어떠하겠는가?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직면한 상황을 고려하여 구성원들이 합의하고 공유한 비전이다. 합의는 곧 공유의 전제이다.공유되지 못한 비전은 생명력을 잃은 허구이다. 내가 지금,여기에 있는 이유,혁신에 동참하고 열정을 다하게 하는 것은 공유된 비전으로부터 가능하다. 공유된 비전과 더불어 신뢰형성이 중요하다. 신뢰형성은 '함께'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다양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우리는 이를 불신비용이라고 말한다. 불신비용은 서로를 구속한다. 다양한 형식을 만들고, 그 형식안에 서로를 가두려 한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

비전을 공유했다하더라도 이를 구현하는 방식은 다양하다.우선 순위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여기서 수많은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혁신을 위한 방법, 전략을 공론화하고 합의와 참여를 이끄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나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수의 생각에 대한 인정, 속도와 수준은 다르지만 소수의 합리적인 생각에 대한 존중의 시스템과 문화. '당신이 틀렸다'가 아니라 '현재로서는 동의할 수 없다'. 민주적인 시스템이어야 조직에 대한, 서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다. 누구라도 참여하고 상상하고 공유할 수 있는 구조. 상상하지 않고서는 혁신은 없고 참여하지 않고서는 현실이 되지 못한다. 공립학교처럼 구성원들의 변동이 큰 조직에서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을 통해 혁신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초기의 헌신적인 참여자

맥락을 이해하고 도전하는 후발참여자

결국은 사람이다. 비전도 시스템도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다. 헌신적인 참여자는 혁신에 있어 늘 필요하다. 그러나 비전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초기의 참여자의 헌신은 절대적이다. 비전과 시스템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이라면 헌신적인 참여자들이 계속 발생할 것이다.그 비전, 그 시스템, 그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러나 초기는 그렇지 않다. 분명치 못한 비전때문에 혼란을 겪고, 민주적이지 못한 시스템 때문에 갈등을 겪는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초기의 참여자들이 없다면 문서상의 혁신이자 빛 좋은 개살구이다. 그러나 혁신이 임계점을 넘게 되면 초기의 헌신적인 참여자들은 중심에서 한발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 후발참여자들이 혁신과정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새롭게 도전하는 참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초기의 멤버들이 주도성을 계속 쥐게 되면 그 공동체는 정체되고, 고립될 뿐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처음 들어본 사람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 혁신이 쉽지 않은 것은 위의 세가지를 학교 현장에서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종의 학교혁신의 불가능조건. 혁신의 조건보다 불가능조건에 대한 의견이 많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래교육과 미래학교의 계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