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거나 새롭지 않은 학교공간에 대한 관점
학교 공간 재구조화, 학교 공간 혁신이 추진되고 있다. 학교 공간의 변화는 그 어떤 혁신보다 필요성이 합의된 상태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교육철학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좋은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는 좋은 공간에서 공부하고, 수업하고 싶은 욕구와 동일하다. 그러나 학교 공간 재구조화는 어떠한 혁신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한다. 또한, 공간이 한번 만들어지면 최소 30년 이상은 지속되므로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현실 속 미래학교에서도 그랬다. 미래학교의 혁신이 학습공간의 변화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즉, 학습환경 하나의 영역에서만 혁신이 일어나진 않았다. 그러나 학습공간 측면에서 관찰하고 경험한 원칙을 제언하자면 다음과 같다.
'학습환경은 제 3의 선생님'이다.
우리가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고, 아파트를 찾고, 호텔을 찾는 것처럼, 학생들이 선택할 수만 있다면 학습공간이 좋은 학습환경을 찾아나설 것이다. 그것은 학습하기 좋은 공간이 심리사회적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좋은 교사, 학부모가 좋은 선생님이듯이 좋은 학습환경 그 자체가 곧 선생님이라는 관점은 학습공간혁신의 모습을 다르게 할 것이다. 앞으로 학교는 선생님으로부터가 아닌 학습환경과 함께 수업해야 한다. 수많은 학습환경 특히 학습공간 선생님들과 협력해야 한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알려준 것 뿐만 아니라 그 환경(공간) 속에서 알게 모르게 익히고 체화시키고 있다.
학습공간은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다.
특히 학교공간은 유연해야 한다. 물론 특별한 목적으로만 활용되는 공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간은 수업목적에 따라, 활용하는 대상에 따라 유연하게 변할 수 있어야 한다. 해마다 다양한 학생, 다양한 교사가 이동하는 학교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상상력을 즉각 실행하기 위해서도 학습공간은 유연해야 한다.
학습공간은 누구도 독점하지 않아야 한다.
과거의 학습공간은 특정인에 의해 독점되었다. 특정 동아리, 특정 선생님 등에게 소유된 공간은 유연하게 변화할 수 없다. 또한, 민주적으로 운영되지 못한다. 관리시스템을 마련하되 공개되고 공유되어야 한다. 위계서열에 관계없이 민주적으로 마련된 사용절차에 따라 활용되어야 한다.
학습공간은 사용자가 실제 사용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예산이 투입된, 예쁘고 멋진 공간이 잘 유지되어야 하는 것은 모두의 바램이다. 그러나 보존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사용자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공간 혁신의 목적과 맞지 않다. 정해진 규칙안에서 사용자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파손에 대한 처리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예쁘고 멋진 집에 살면서 활동범위를 축소시키거나 아이들의 활동을 제약한다면 학습공간이 사람을 위한 것인가? 사람이 학습공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따라서 사용자 참여 설계와 더불어 사용자 참여 유지관리로 가야 한다.
이상은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문장으로 합의되지는 않았으나 지난 4년간 구성원들이 공간을 실제 사용하는 모습을 통해 암묵적으로 합의된 원칙이다. 많은 예산을 사용하기에 앞서, 어떤 원칙을 공간에 적용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참고: 이 글을 토대로 아래의 영상이 교육부에서 제작되었습니다. 실제적인 장면은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F5RylviLD-k&t=1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