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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M Sep 20. 2020

미래교육, 우리는 어떤 상태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가?

미래교육, 미래학교, 교사 그리고 교과서

*이 글은 교과서연구 101호 수록 글 중 일부입니다.  총 4편의 글을 나눠서 올립니다.

1. 미래교육, 우리는 어떤 상태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가?

2. 미래학교, 총체적 변화의 경험

3. 교사, 이미 나타난 변화 그러나 코로나19로 두드러진 변화

4. 교과서, 미래교육으로의 여정을 함께 하고 있을까



미래교육우리는 어떤 상태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가?


최근, 미래교육, 미래학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교육, 미래학교라는 단어는 새로운 것인가? 교육의 변화를 촉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정책들은 늘 우리 곁에 있어 왔다. 특히, 지난 10년간의 교육혁신 키워드를 살펴보면 약 3년 간격으로 교육적 변화가 강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학교와 교사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가 새로운 학습을 경험하게 되면서 우리 사회는 교육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년 간의 교육혁신 키워드 변화]


그러나 유행처럼 등장하는 키워드, 그것으로 인한 변화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우리는 (미래/혁신)교육의 목적을 무엇으로 설정하고 있는가? 혹시 목적이 아닌 방법 혹은 테크닉의 변화만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학생이 아닌 어른들,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고 있지는 않는가?


“여러분의 자녀는, 여러분의 학생은, 교육을 통해 어떤 상태가 되기를 바라는가?” 

최근 OECD는 교육 2030 프로젝트(OECD, 2018)를 통해 다음과 같은 교육목표를 설정했다. 모든 학생이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 학생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하는 것, 개인과 사회의 웰빙에 기초한 공동의 미래사회를 구축하는 것이 그것이다. OECD가 기대하는 교육의 목표는 개인과 사회의 성장과 행복이란 관점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학생의 행위주체성을 중심에 두고, 학부모, 또래, 지역사회 그리고 이들 간의 협력적 행위주체성을 강조하였다. 

OECD 학습 프레임워크(출처: http://www.oecd.org/education/2030-project/)


한편, 우리나라는 개인과 사회의 성장과 행복을 오래전부터 교육의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교육기본법 제2조는 대한민국 교육의 이념 즉 목적이 제시되어 있는 법령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개인의 인간다운 삶과 국가의 발전, 더 나아가 인류 사회의 공동 번영을 교육의 목적으로 설정하였다. 개인적으로는 미래교육의 목표를 다른 곳에서 찾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미래교육의 목표는 이미 설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목표를 구현하는 구체적인 인간상은 교육과정에 잘 명시가 되어 있다. 초‧중‧고등학교와 교사들은 국가가 설정한 교육과정으로부터 자유롭지가 못하다는 점을 전제할 때, 사실상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은 개별 수업의 방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OECD에서 강조한 행위주체성과 교육기본법에 나타난 홍익인간의 정신이 잘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인공지능 사회를 강조하는 시대에 다시 한번 묻게 된다. 과연 현재의 학교는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길러내도록 기능하고 있는가? 학교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되면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에 가까워지게 되는가? 때로는 이에 대한 답을 자신 있게 내리지 못하는 현장교사로서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교육혁신가인 존 홀트(2004)는 학생들의 배움을 미시적으로 관찰한 후 배움의 조건을 몇 가지 제시한 바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실제적인 삶과 연결될 때, 학교가 학생들이 배우길 원하는 것을 배우는 곳일 때, 흥미와 호기심이 있으며 스스로 정말 알아야 한다고 느낄 때, 학습에 대한 주도권을 가질 때, 스스로 또래를 가르칠 때, 도전적인 과제를 만날 때, 사회적 교류, 협동의 기회를 가질 때, 체험할 때,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얻을 때, 배운 것을 스스로 표현할 때, 긍정적이고 허용적인 관계가 될 때, 등이 그렇다. 이를 요약해보면 학생들은 ‘분리가 아닌 연결’, ‘종속이 아닌 주도’하게 될 때 배움이 일어난 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존 홀트는 이러한 배움의 조건이 학교에서 확보되기 힘들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미래교육로의 여정을 선언한 오늘날, 우리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어떤 상태가 되기를 바라는가? 어쩌면 우리의 바람은 이미 정해져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애써 외면하거나 새로움을 목적삼아 이미 있었던 우리의 목적을 구태의연한 것으로 치부하지는 않았는지 모른다. 모든 것은 목적에서 출발하고 목적으로 귀결된다. 학교생태계를 이루는 모든 것이 그 목적에 부합하는지 다시 물어보자.


지금까지 학교 사회가 변화를 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교육과정, 학교문화, 학습환경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며 예산과 인력도 많이 투자되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학교 구성요소들 간의 관계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생태계로서 바라보고 총체적인 변화를 추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학생중심수업, 과정 중심 평가로의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나 학교문화 및 학습환경의 요소들이 이를 뒷받침하거나 촉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미래교육을 외치고 있는 지금, 우리의 혁신생태계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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