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SAM Mar 13. 2021

우리가 잘 몰랐던 테크매니저: 그들이 겪는 어려움

#사업 초/중기에 나타날 수 있는 어려움

이 글은 이은상, 이동국(2021)의 연구결과 중 일부임을 밝힙니다. 사업초기에 테크매니저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문제점)을 고려하여 지속 가능한 정책이 추진되기를 기대합니다.


사업 초기, 테크매니저 역할을 둘러싼 혼란과 갈등


모호한 테크매니저의 역할

테크매니저는 교육청의 정책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학교장이 채용하는 인력이다. 해외에서는 테크놀로지 학습환경 설계, 지원, 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개념과 역할에 대한 정립이 되어 있지 못한 상태이다. 본 연구의 대상이 된 학교에서는 테크매니저 채용 공고에서 에듀테크 관리 및 수업지원 등의 역할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테크매니저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채용 공고문을 통해 예측했던 것과 다소 다른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에 왔을 때 너무 되게 낯선,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 제가 생각하고 있던 업무가 아니었고 그것에 대해서 적응하는 데에 힘들었거든요.” (OO학교 테크매니저)     
“채용 공고에 직책 자체는 에듀테크 매니저로 나와 있었고요. 디지털 교육 자료 관리, 스마트 기기 관리, 학습 자료 관리 아니면 메이커 학교 수업 지원 그리고 에듀테크 활동하고 그런 지원. 이런 식으로 공고가 났었거든요. 그래서 원래는 제가 알기로는 이 공고가 여러 차례가 났었는데 일단 용어도 생소하고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학교 테크매니저)


또한, 학교 구성원들도 테크매니저의 역할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였다. 학교 내에서는 에듀테크와 관련된 대부분의 문제를 처리하는 인력으로 인식되어 테크매니저들은 갑작스런 업무 요청이더라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경우들이 발생했다.


“실제로, (에듀테크 관련) 애매한 일들이 테크매니저에게 주어지는 경우가 있었어요. 교직원이나 유지보수업체에 요청하기 애매한 경우 테크매니저에게 부탁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그날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을 못해서, 마무리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일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OO학교 정보부 교사)


학교 혁신 혹은 미래학교 사업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교육활동과 업무가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테크매니저의 역할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어렵다. 사업 초기 단계에 있는 학교들은 학교가 추진하고자 하는 에듀테크 관련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를 확정하지 못했거나 참고할 수 있는 선행 사례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기존 업무 관계자와의 역할 갈등

학교 구성원들이 갖는 테크매니저 역할에 대한 모호한 인식은 기존의 업무 관계자와의 업무상 갈등이나 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학교급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일부 학교에는 전산실무사가 배치되어 있다. 현재, 전산실무사는 대부분 교육공무직원으로 채용되어 학교 내 전산장비를 유지‧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테크매니저는 학교의 정책 사업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구입한 기기를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사업 초기에는 이들이 관리할 정보화 환경의 범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측면이 나타나고 있었다.     


“OO은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 전산 실무사가 있어요. 전산 실무사가 기존의 업무를 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몇 백 대의 기기가 새로운 기기가 들어왔잖아요. 그걸 관리할 여력이 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테크매니저가 하게 됐죠. 그런데 전산 실무사와 테크매니저 일하고 약간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어요. 그것에 대한 조율이라든가 서로에 대한 불만이라든가 이런 게 생길 수 있어요” (**학교 정보부장)      


전산 실무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에서는 외부의 유지‧보수업체와의 역할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 A학교의 경우, 기존에는 유지‧보수업체가 지정된 날짜에 학교를 방문하여 학교 내 기기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학교 내 상주하는 테크매니저가 채용되면서 학교 구성원들은 평소 유지‧보수업체가 수행하는 역할을 테크매니저에게 요구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실은 기존의 전산실무사 혹은 유지‧보수업체와 테크매니저 간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더욱 모호하게 하고 있다.    

 

“사실 현재로서는 전산 실무사와 테크 매니저는 같이 합쳐진 일을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현재 상태로는 유지보수, 그러니까 전산 업무는 유지보수 업체에서 도움을 받고 테크센터 매니저는 수업지원이나 새로운 기기 제안 등 자기 고유 업무를 유지하면서 같이 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OO학교 테크매니저)


에듀테크에 대한 부족한 지원 체계


에듀테크 지원 시스템 부재

테크매니저들은 새로운 학습환경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정보부 교사들과 협업을 하고 있었으나 실무적인 일은 전담인력인 테크매니저가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테크매니저는 새로운 기기를 구입하거나 이슈에 대응해야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밖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새로운 학습환경을 위한 예산만 확보된 상태이고, 구축 및 관리를 위한 지원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두 학교 테크매니저의 경우, 새로운 기기를 선정하기 위한 정보 탐색, 기기 고장 및 소프트웨어 오류에 대한 해결 방법 수집 등을 위해 외부 민간업체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일이 많았다.   

  

“어딘가에 문의하면 따다다닥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다 알아보고 서치하고 그리고 적용해보고 그리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그런 모인 피드백들을 모아서 안내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업체들과 통화도 해야 하고 원격도 받고...” (OO학교 테크매니저)       


테크매니저는 외부업체 뿐만 아니라 학생, 교직원 등의 요구에 대응하거나 기기의 유지‧관리라는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업체와 상대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에듀테크가 교육과 기술의 결합인 것과 같이 테크매니저의 업무는 학교와 학교 밖의 경계에서 그 둘을 연결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 에듀테크 기반의 학습환경의 필요성은 높이 인식되고 있으나 학교와 학교 밖을 연결하는 것은 학교 내 업무담당자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학교는 에듀테크 제품을 판매한 민간 업체를 통해 유지‧관리 혹은 관련 정보를 얻고자 한다. 그러나 민간 업체들도 학교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못한 경우, 학교의 지원 요청에 대한 문제 해결이 지연되기도 하였다.


“학교의 사정을 얘기하기 위해서 전화를 드렸을 때 일단은 이분도 하청이었던 거죠. 그래서 원래 업체에다가 자기 원청에 연락을 해달라고 해서 연락을 했더니 그 관리자가 퇴사를 했으니 도움 줄 수 없다 직접 연락해라. 그렇게 해서 다시 연락을 진행했는데...” (OO학교 테크매니저)


테크매니저의 불안정한 고용  

현재, 테크매니저는 교육공무직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 비정규직원이다. A학교의 경우, 매년 1년 단위로 테크매니저와 계약을 통해 고용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2020년부터 1년 단위 계약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교육청으로부터 받았고, 현재는 최대 10개월까지만 계약이 가능한 상태이다.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학교는 테크매니저가 아닌 외부 용역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테크매니저를 유지할 수 있다.


테크매니저는 자신이 계약했던 당사자가 학교였고,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학교 내 동료들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러나 학교와의 재계약이 어렵게 되면서 테크매니저는 퇴사하거나 다시 외부 용역업체의 비정규직 신분이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테크매니저 고용은 학교의 특정한 사업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해당 사업이 종료되거나 예산이 확보되지 못할 경우 지속될 수 없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러한 불안정한 고용 체계는 학교 차원에서도 안정적인 사업을 수행하는데 제약이 되고 있다. 연구 참여자들은 이러한 고용 체계의 한계로 인하여 학교 에듀테크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였다.     


“올해 테크센터 매니저 선생님의 고용 체계에 관한 불안이 갑자기 생겨버렸고 원래는 1년 통으로 계약할 수도 있는 거였는데 10개월밖에 계약을 못한다는 지침이 내려오면서 원래 새롭게 시도하려고 했던 것들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죠.” (OO학교 정부부장)     
“에듀테크 매니저를 고용할 수 있게 되는 예산이 OO사업에서 오는 건데 9개월만 계약되어 있어요. 9개월만 할 수 있다고. 연장은 얘기가 없어요. 그래서 에듀테크 매니저님도 맨 처음에 들어올 때도 이 일이 계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오신 거예요. 되게 안타깝죠.” (**학교 에듀테크 팀장)     



학교 구성원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한 대응    


동시다발적 지원 요청과 신속한 대처 곤란

일반적으로 학교의 정보화 환경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유무선 네트워크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정보화 환경을 사용하는 학교 구성원은 학생, 교원, 직원 등이다. 테크매니저는 학교 구성원들의 에듀테크 활용을 지원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실제로 테크매니저 1인은 학교 전체 구성원들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에듀테크 매니저님이 나만 상대하는 게 아니거든요. 전교 선생님을 상대해요. 선생님 이거 안 돼요, 저거 안 돼요, 이거 해주세요, 저거 해주세요. 하는데 그게 서비스 정신이 없으면 하기가 어려운 일이에요.” (**학교 에듀테크 팀장)     


테크매니저가 상대해야 하는 구성원과 그들의 요청이 양적으로 많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활용 수준과 양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도 어려움이었다. 테크매니저는 주로 새롭게 도입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다루었기 때문에 이것들과 관련한 이슈들은 종종 테크매니저에게도 생소한 것들이었다. 해결과 지원을 요청한 학교 구성원에게는 시급한 문제이지만 테크매니저는 문제해결을 위한 탐색과 외부 협조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속한 해결을 요청한 학교 구성원과 테크매니저 혹은 에듀테크 업무 담당자와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들이 너무 다양하게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어떻게 선생님들께 대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문의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했어요.” (OO학교 테크매니저)       


사용자의 에듀테크 역량 부족에 따른 소모적인 대응

에듀테크가 학교 구성원과 시스템에 통합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두 학교의 구성원들은 새롭게 도입된 에듀테크 활용 역량이 완전히 확보된 상태가 아니었다. 구성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에듀테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담인력인 테크매니저에게 해결을 요구하였다. 이중에는 구성원들에게 에듀테크 소양이 있더라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과 기초적인 소양만으로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도 있었다.


특히, 학교급이 낮은 경우에는 학생들의 에듀테크 소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순한 문제가 발생해도 테크매니저에게 해결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테크매니저는 사용자의 과실이나 소양 부족에 따른 단순 반복적인 대응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애들이 무조건 안 된다고 가져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아이들도 자기가 뭘 만졌는지 몰라요. 뭘 만졌는지 기억도 못하고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데... ‘안 돼요’ 라면서 가져오는 경우가 일단 많아요” (**학교 테크매니저)     


또한, 새롭게 구축된 정보화 환경은 주로 교수‧학습용으로 사용된다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교원에 비해 직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에듀테크 활용에 대한 관심이 낮았다. 일부 직원들은 자신에게 익숙한 업무 방식을 고수함으로써 에듀테크 관련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역량을 확보하기 보다는 테크매니저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다른 직원분들은 되게 힘들어하세요. 어떻게 기록하는지 모르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아서 교내 전화로 ‘잠깐만 내려와서 봐줘요.’ 이런 식으로 몇번 봐드린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주 단순한, 그냥 문서 하나를 쓰는 거라도 그걸 접속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직원분들이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학교 테크매니저)      



테크매니저의 차별화된 역량 개발의 한계     


수업설계 및 실행 지원 시간 부족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테크매니저는 유지‧관리해야 하는 정보화 환경의 범위가 넓고, 대응해야 하는 구성원과 해당 이슈들이 양적으로 많다. 테크매니저는 교사들의 효과적인 수업을 위한 에듀테크 지원 활동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있었으나 실제 이러한 활동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지는 못했다.


테크매니저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수리와 같은 물리적인 정보화 환경을 유지‧관리하는 것을 우선적인 업무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생각은 교사들에게도 나타나고 있었다. 교사들은 효과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수업을 위해 에듀테크 활용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자신들의 몫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경우에만 테크매니저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테크매니저의 업무는 새롭게 도입된 정보화 환경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연구 대상 학교 모두 전산실무사(혹은 유지‧보수 업체)와 차별화되고 있었으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테크매니저는 새로운 에듀테크를 탐색하고, 교사의 수업 파트너로서 역할을 수행하기를 희망하였고, 일부 동료들은 이러한 활동을 지지하였지만 현재의 학교 환경하에서는 한계점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선생님들께서 안내해드린 대로 수업을 하고 그리고 수업이 잘 됐다, 덕분에 수업 잘했다 라는 피드백을 주실 때 사실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중략) 그런데 이슈가 정말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고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관리도 하고 있다 보니까 완전히 여기에만 쏟아서 하는 데에는 좀 시간적으로 무리가 있습니다.” (OO학교 테크매니저)         


에듀테크에 관한 배움의 기회 부족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테크매니저는 미래학교 사업을 진행하는 학교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인력이기 때문에 이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한 명의 테크매니저가 수행하는 역할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 대한 적응과 질 높은 업무 수행을 위한 기회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테크매니저들은 업무 수행과정에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스스로 탐색하여 확보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주로 동료교사의 지원, 자신의 지인 혹은 민간업체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였다. 새롭게 구축된 정보화 환경과 각종 이슈들은 학교나 교육청에게도 생소한 것들이고, 테크매니저의 역할도 불명확하였기 때문에 이들이 갖춰야 할 역량과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다.     

 

“기기 같은 경우에도 로봇 같은 경우에도 선생님들이 다 활용방법을 아시는 게 아니니까 제가 찾아보고 제가 공부하고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죠. 카페나 인터넷이나 이런 자료를 모으고요. 아닌 경우에는 인맥을 모으죠.” (**학교 테크매니저)     
“OO쌤(테크매니저)은 에듀테크와 관련된 최신의 정보도 얻고,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했는데, 학교 밖에서는 기회가 없었어요. 기업의 교육팀에서 지원하는 교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좋은데, 이것들은 교사들에게만 자격이 주어져서 (테크매니저에게) 권유를 못했죠...” (OO학교 정보부 교사)  


현재, 테크매니저는 학교뿐만 아니라 교육청 차원에서도 소수 인력이다. 학교나 교육청이 소수인력을 위한 별도의 전문성 향상 체제를 갖추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학교나 교육청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기보다는 단기적으로 해당 사업에 필요한 역량을 이미 확보한 인력을 고용하려는 인식이 존재할 수 있다. 물론, 이때의 역량은 에듀테크에 대한 기초적인 수준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테크매니저는 에듀테크의 효과적인 구축, 지원, 확산 등과 관련된 고유의 역량을 확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직무상 정체성을 갖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전담인력이 학교에 들어오는 것은 쉽지 않다. 학교의 안정된 질서와 충돌하기도 하고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의 갈등이 예상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질서와 구조 속에서 이미 도입된 테크매니저들은 위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들과 함께 활동했던 구성원들이라면 그들이 학교 그리고 교육활동에 얼마나 필요한 구성원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들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그들이 기존의 질서와 구조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형님! 테크매니저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지 말아 주세요."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몇년 전, 학교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테크매니저 동생이 나에게 한밤중 보낸 문자 한통이었다. 나는 그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잘 알고 있다. 미래학교 일원으로서 살아간 그가, 어느 순간 미래학교 일원으로 성장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왔던 것이다. 사실상 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미래학교의 당당한 주역이었지만 그가 학교 안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당당히 설자리는 마땅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문성 있는 에듀테크 전담인력들이 배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교사이든, 전담인력이든 간에 말이다. 다만, 이미 드러난, 그들의 어려움에 주목해야 한다.


[참고]

*이은상, 이동국(2021). 초・중등학교 에듀테크 운영에서 테크매니저의 어려움에 관한 질적 분석. 정보교육학회논문지, 25(1), 195-206. https://bit.ly/3qRVRih


https://brunch.co.kr/@freshlife1029/76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가 잘 알고 있던 테크매니저: 국내외 사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