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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입사원 Nov 21. 2019

조직문화, 뭐냐 너는 — ②:프라이탁 셀프협업

"프라이탁을 선물하면 어떨까요?"

총액 57만 6,000원입니다

2019년 11월의 첫 날, 뉴블랙 대표로 드디어 언더독스 구성원을 위한 프라이탁 브랜드 상품 구입을 마쳤습니다.

가방 하나에만 25만원 가까이 되는, 일반 기업으로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대의 제품을 구매한 건데요. 그뿐 아닙니다. 명함 지갑까지 샀습니다. 향후 이 제품은 창업가들의 집단 ‘언더독스’의 내부 구성원을 위한 굿즈로 활용될 것입니다.


위 단락만 읽고 내려오셨다면, 몇 가지 의문점이 드실 겁니다. 

언더독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왜 하필 프라이탁인건지
언더독스와 뉴블랙은 무슨 관계인 것인지

이야기를 차차 풀어보도록 하지요.


이 프로젝트는 매우 은밀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7월의 어느 날. 여의도의 한 식당, 외부 파트너와의 점심 미팅자리에서의 일입니다.

언더독스의 로컬라이즈 군산, 지역재생/청년/시니어 등 다양한 언더독스의 핵심가치가 식사 자리에서 다양히 오갔는데요. 언더독스의 군산 공간 얘기를 나누다 이야기가 흥미로워 보인다며, 자리에 앉아 계시던 분께서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셨습니다.


“어, 그거 프라이탁 가방 아닌가요?”

“아시네요. 이 브랜드 좋아해요.”

“저도 그래요.”


단순한 몇 마디에서 시작된 브랜드 프라이탁 예찬은 10분 정도 이어졌습니다.


그때 필자는 프라이탁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프라이탁은 1993년 스위스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아이덴티티를 보유한 업사이클 브랜드입니다. 이미 프라이탁은 ‘트렌드’를 넘어 ‘스테디’로 자리하기도 했지요.


특징이라면 제품군도 다양하고, 또한 패턴도 여러가지라 ‘하나도 없는 이는 있어도 하나만 있는 사람은 없다’는 매니아 군을 든든히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제겐 그저 특유의 냄새가 나는 알록달록한 가방이었는데 말이죠.)

마침 회사에선 신입직원을 위한 웰컴굿즈를 고민하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명함 지갑 정도로 사용되는 제품은 가격이 얼마 정도 하는지 알아봐 주세요.”

김정헌 대표는 그 한 마디를 당부했습니다.


이후 찾아보니 인터넷 최저가도 동일, 온라인에서도 동일한 이 NO세일 브랜드는 1인 1제품을 원칙으로 하는 등 제품 판매도 대단히 까다롭기로 유명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명함지갑이 4만원 정도 됩니다.”

그래요? 그럼 우리 신입직원한테 선물해주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미션 성공을 위해…얼굴 도장을 찍다, 근데 왜?

매장만 돌면 되지. 굳이, 제품을 살 필요 있을까.

처음 든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크게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그렇다고 지갑도, 명함지갑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굳이 물건을 늘릴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지요. 그런데 제 버릇 못 준다고, 이왕 매장에 갔는데 기념비(?)적인 물품을 왠지 사오고 싶더군요. 노트북 파우치를 샀습니다.


그리고 11월 현재, 지인 선물을 포함해 구매한 프라이탁 제품은 총 5개 정도입니다. 종류도 색상도 다양합니다. 실버 노트북 파우치, 옐로우 가방, 화이트&그린 명함지갑 등…

어쩌다 그렇게 많이 사게 됐냐고요? 그건 다, 매장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였습니다.(라고 핑계를 대봅니다.)

이 곳에서 근무하는 동안,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적어도 뉴블랙 그룹 내 팀원들은 ‘프라이탁’을 가방으로 든다는 것을요. 대표인 이안부터, 언더독스와 뉴블랙 구성원들도 ‘프밍아웃’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

원점으로 돌아가보았습니다. 구성원들은 프라이탁을 좋아한다, 불광동 크루들은 프라이탁을 왜 좋아하는 걸까?


예뻐서, 
특이해서
희소성 있어서.


정리해보면 특정 브랜드 제품을 소비하고 타인에게 보여준다는 건, 취향과 그 브랜드 취지에 공감하고 일원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프라이탁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왠지 ‘힙’하고 ‘쿨’한 이미지를 가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언더독스의 지향점은 힙함과 세상에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것입니다


그런 정신으로 5년 가까이 6천명 넘는 창업가에게 언더독스 DNA를 심어주고 있지요. 적어도 언더독스의 구성원이라면 프라이탁의 브랜드 정체성과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리고 그게 어쩌면 우리 그룹의 전체 지향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저희는 단 하나밖에 없는 우리만의 엣지를 가지는 걸 목표하니까요.


그런 생각으로 두달 간 꾸준히 얼굴을 내보였습니다. 사장님은 별 의심 없이 제품을 구매하는 제게 “프라이탁 제품을 참 좋아하시나봐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모든 구성원을 위한 선물 구매를 마쳤습니다.

우리가 주고 싶었던 건 그냥 ‘진짜’야

10월, 언더독스 구성원 대다수가 모인 자리에서 이른바 ‘선물 뽑기’가 진행됐습니다. 모든 구성원이 명함지갑을 받았고, 근속연수가 2년이 넘은 분들껜 가방도 같이 받으셨습니다. 모두 현장에서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내보일 수 있도록, 그리고 그게 우리의 정신인 것으로 설명되도록. 그리고 내부 구성원들껜 그게 ‘그냥’ 고마운 것이며, 진짜인 것임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뉴블랙이 언더독스의 선물을 구성했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겠죠?


뉴블랙은 언더독스가 길러내는 수많은 개인/팀 중 몇 곳을 엄격히 선발해 투자하거나 자회사로 편입시킵니다. 즉, 언더독스와 뉴블랙은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요소인 셈이지요.

그리고 선물 받을 주인공은 몰라야 하는 거잖아요, 이런 서프라이즈를.


11월 현재, 언더독스에 입사하는 분들부턴 내부에서 이 프로젝트를 직접 운영하고 계십니다. 언더독스의 구성원들은 여전히 가방과 명함지갑을 잘 가지고 다니시는 것 같습니다.


외부에서 비춰지는 언더독스는, 적어도 누군가에겐 ‘힙하고 멋있는’ 창업가를 길러내는 분들로 보여지고 있겠지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written by 뉴블랙 서혜인 디렉터

팀뉴블랙 미디엄 원문 확인하기


뉴블랙 홈페이지

http://www.newblac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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