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유 Jun 02. 2020

살사 클럽은 처음이라

살사에 미친 사람들

세상 이런 곳도 다 있을까? 밤 10시가 넘은 시각, 입구부터 외국인 콜롬비아인 할 것 없이 북적이는 이 곳이 바로 콜롬비아 깔리에서 가장 핫한 살사 클럽이다. 나의 첫 살사 클럽, 라토파!

입구에서 입장료를 지불한 후, 가방을 맡기고 입장한다.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가득..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더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에어컨 공기가 나를 맞이해줬다.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발 디딜 틈은 점점 없어지고, 맥주 한 잔 주문하러 가는 길조차 사람들 사이사이 겨우 비집고 가야 할 정도였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사를 다 잘 추지? 흥겨운 살사 음악에 맞춰 손을 맞잡고 살사를 춘다. 큰 공간은 사실 필요 없다. 둘이 춤출 작은 공간만 있으면 된다.

살사를 꼭 못 춰도 친구들과 함께 서로 마주 보며 각자 혼 춤을 추며 놀아도 된다. 난 시골에서 갓 상경한 어린아이 마냥 신기하게 사람들을 쳐다봤다. 클럽은 나에게 먼 나라 이야기였는데 내가 지금 타국의 잘 모르는 도시, 그것도 클럽, 그냥 클럽도 아니고 살사 클럽에 와 있다니! 마냥 신기했다.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같이 들어온 아미고가 어느새부턴가 안 보이기 시작했다. 오롯이 혼자 남겨진 나, 화장실 다녀오며 헤어졌기에 그 앞에서 두리번거리며 매의 눈을 가동하여 찾아보고 있었다. 그러다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화장실에서 신발이 망가져 당황해하던 콜롬비아 처자에게 괜찮냐고 말을 건냈던 적이 있었는데 그녀가 화장실 근처 테이블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녀의 일행과 짧은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 대화하고 같이 사진 찍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콜롬비아는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좋다. 마치 내가 연예인이라도 된 듯 사진 같이 찍자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렇게 살사를 열심히 추는 사람들 구경만 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아미고를 다시 만났다. 아미고는 이미 어느 정도 살사를 배운 상태라 춤 신청을 할 수 있을 정도였고 난 누군가 말 걸어주길 바라며 사람들 춤추는 모습에 눈이 바삐 움직였다.


아미가 춤춰야죠~~


결국 아미고와 함께 살사를 조금 췄다. 겨우 기본 스텝에 원 턴 정도 배운 터라 부족함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클럽 안에 있는 사람들의 현란한 춤 솜씨에 괜히 주눅이 드는 느낌이었다. 몇 시간 전만 해도 살사 클럽 가서 연습해야지 하며 자신감 만빵이었는데 여기에 와 보니 내가 배운 살사는 내가 아는 살사는 그저 작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두 눈으로 보고 온 몸으로 느꼈다.


우리는 살사 클럽 문이 닫을 시간이 되어서야 밖으로 나왔다. 새벽 3시. 어디서 어떻게 만났을지 모르겠는 외국인들과 급 사진까지 찍고 우버를 타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내 살사 인생 첫걸음을 뗀 그 날은 참 정신없었지만 모든 기억이 참 선명하다.


음주는 좋아하지만 가무와는 거리가 먼 내가 춤, 그것도 살사를 배웠다. 클럽에도 갔다. 갓 걸음마 뗀 내가 주눅 들 필요 없다. 배우면 늘겠지! 내일부터 살사 레슨 시작이다! 아자!


매거진의 이전글 내 첫 살사의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