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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부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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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에 출연하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지 반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그만큼의 변화도 있었다. 긍정적인 변화라면 일상의 모든 일이 글쓰기 소재임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완벽한 문장이란 완벽한 절망처럼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생각하면서도 어떤 사건을 겪으면 예전과는 다르게 그 시간을 작가의 시선으로 보고 좀 더 세련된 표현을 고민하게 된다. 오늘 대구가톨릭평화방송에 다녀온 일도 그런 일 가운데 하나다.


<오늘의 강론>은 모든 대구대교구 사제들이 한번쯤은 참여해 본 대구가톨릭평화방송 프로그램일 것이다. 가장 서품 연차가 낮은 사제부터 차례대로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의 강론을 녹음하는데 나는 아직도 그 대상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대구나들이를 하게 되었다.


아름답고 친숙한 계산성당을 바라보며 매일빌딩으로 들어섰다. PD와 인사를 나누고 곧 방송 녹음이 시작되었다.(실은 그전에 출연료를 받고 무언가에 사인을 했는데 금액이 워낙 수수해서 그냥 지나쳐도 무방하다.) 오늘의 강론은 복음을 먼저 읽고 이어서 준비한 강론을 읽는데 5분 20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때론 너무 긴 복음을 읽다보면 강론할 시간이 별로 없는데 긴 강론을 준비한 까닭에 강론을 편집해 다시 녹음을 해야 했다. 강론이 짧아서 시간이 남는 경우는 음악을 틀어준다니 다행이다. 역시 짧은 강론이 좋다.


방송 전문가는 아니지만 한번에 하루씩, 여섯 복음과 여섯 강론으로 한 시간만에 녹음을 끝냈다. 아마 이것이 나의 마지막 <오늘의 강론>이 될 것 같다. 한번 방송을 하고 나면 2-3년이 지나야 순서가 돌아오는데 그 전에 후배 신부님들이 더 들어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그 다음은 대구주보에 강론을 쓰는 것이다. 


혹시 내가 녹음한 <오늘의 강론>을 청취하고 싶으신 분은 11월 16일(월)부터 21일(토)까지 93.1Mhz 대구가톨릭평화방송(CPBC)에서 본방 아침 6:50-7시 혹은 재방 오후 4:50-5시에 들을 수 있다. 물론 나는 내 목소리를 들으면 이상해서 듣지 못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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