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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부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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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이형기 <낙화> 중에서)


그 때가 왔다. 

가야할 때가 분명해졌다.


그런데 그의 뒷모습이 아름다울지 알 수가 없다.

1월 17일까지 성당에서 미사와 모임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을 생각한다.

인연을 믿고 사랑에 기대어 희망의 시를 읊는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일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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