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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모닝!

작지만 큰 추억의 차를 떠나 보내며

옛날에 대우에서 나온 티코라는 경차가 있었는데 놀림을 많이 받았었다.


달리다가 정지하려면 발로 선다는 둥, 코너는 쇼트 트랙에서처럼 손을 차 밖으로 내서 하면 된다는 둥, 차가 가벼워 들어서 옮기거나 바닦 껌에 붙으면 움직이지 못한다는 둥, 거기다가 그랜저 뒤에 따라가면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간다는 농담이 오고 갔었다.


모닝도 그런 차이다. 작고 경제적인, 하지만 내겐 아주 큰 차다.


2011년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 동기 故 서영민 신부가 자신이 타던 모닝을 내게 주었다. 미국 유학가기 전에 가톨릭 대백과사전을 형에게 주었다는 이유로 8년 뒤에 차를 공짜로 받았다. 형은 다시 신형 모닝을 샀다.


2014년 서영민 신부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는 형에 대한 기억 때문에라도 계속 모닝을 탔다. 겸손하고 가난하게 살려고 했던 형을 닮고 싶었던 것 같다.


모닝으로 부산 아버지에게는 자주 갔고 서울 강남도 가 보았다. 톨게이트 비용이 공짜라 고속도로에 올리거나 유료도로를 탈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또한 스틱 차라 운전하는 맛이 있었다. 기어를 넣고 치고 나갈 때는 한국에서 따라올 차가 없었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힘이 딸리더니 작년 초부터 엔진오일이 세기 시작했다. 도로에 자국을 남긴다고 신부님들이 말해서 우리 대학 기계자동차공학과 자동차 명장 교수님께 차를 가지고 갔었다.


BMW 전문이신 교수님께서 수동 모닝을 보더니 조교에게 '정말 오랜만에 이거 한번 분해해 볼까?'하시더니 1박 2일의 대수술에 들어가셨다. 엔진오일이 세는 부품을 하나 교체하는데 엔진을 통째로 들어내야 했었던 것이다. 나중에 비용 청구는 부품 비용 4,700원이 전부였다.


그 뒤 괜찮나 싶었는데 다시 엔진누유가 발생하자 이제는 보내야 할 때가 된 것을 알았다. 그동안 먼 길 나설 때는 엔진오일을 매번 채워야 했는데 신부님들은 투석 중인 모닝이 안쓰럽다고 하셨다. 


세차는 대부분 빗속에 세워 두었고 청소 한번 제대로 안 했는데 이제 보내야 한다니 아쉽다.


내가 소유한 것이 나를 소유하지 말기를 바라며 살아왔지만 나와 함께 한 모닝의 11년을 돌아보니 작지만 큰 즐거움이 많았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이다.


굿바이,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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