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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과 중심(中心)

연중13주일 강론

우리 시대의 위기는 한마디로 ‘균형이 깨졌다.’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몸의 균형이 깨졌으니 병이 들고, 지구의 균형이 깨졌으니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생태계의 균형이 깨졌으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합니다. 그리고 삶의 균형이 깨지면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이 모든 불균형은 누구의 책임입니까? 오늘 지혜서는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죽음을 만들지 않으셨고, 산 이들의 멸망을 기뻐하지 않으신다…그러나 악마의 시기로 세상에 죽음이 들어와, 죽음에 속한 자들은 그것을 맛보게 된다”(지혜 1,13; 2,24). 


균형이 깨진 이유는 악마의 시기에 넘어간 인간의 탐욕과 잘못 때문입니다. 우리 삶의 방식이 균형을 깨트렸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나만 좋으면 되잖아.’하는 생각이 밸런스를 무너뜨렸습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의 여인들은 깨진 균형을 회복하는 희망의 여인들입니다. 하혈하던 여인은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치유되고, 죽었던 소녀는 예수님께서 손을 잡고 말씀하시자 새 생명을 얻습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과의 만남이 필요합니다. 하혈하는 여인과 같이 병든 우리, 사랑하는 사람이 아픈 것을 바라보며 애타게 기도하는 우리, 인간관계에서 실패하고 절망하며, 심지어 영적으로 죽음에 이른 우리에게 주일 미사는 예수님과의 만남입니다. 우리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시간입니다.  


말씀과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님은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 손을 잡고 일으키시며 말씀하십니다. “탈리타 쿰!”(마르 5,41)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하고 말입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우리는 병에서 회복해 건강해지고, 간절한 기도의 응답을 얻고, 죽음을 넘어서 생명으로 나아갑니다. 이것이 바로 깨진 균형을 바로 잡는 시간, 무너진 밸런스를 회복하는 시간, 중심을 다시 잡는 시간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 예수님은 우리 삶의 균형이자 중심입니다.  




여러분은 마음의 한 가운데에 무엇을 둘 것입니까? 재물, 권력, 인기, 안락함, 이 모든 것은 죽음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心)의 한 가운데(中)에 두면 중심(中心)을 잃지 않게 됩니다. 균형된 삶을 살게 됩니다.  


사람은 아플 수 밖에 없지만 예수님의 은총으로 낫게 되고, 죽을 수 밖에 없지만 예수님의 권능으로 다시 살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 주일 병에서 회복되고, 아픔에서 치유되고, 죽음에서 살아납니다. 그것이 바로 주일 미사의 은총이며 우리 삶의 균형과 중심을 잡으시는 예수님과의 만남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쉬며 균형을 회복하고 다시 시작하는 시간이 거룩한 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그 가난으로 우리가 부유하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생명 그 자체이시면서도 우리를 위하여 죽으시어 우리가 살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를 위하여 내어주시는 주님, 이제 우리는 압니다. 그분만이 우리 삶의 중심, 세상이 가장 필요한 균형임을 말입니다. 


알렐루야, 복음 환호송은 노래합니다.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은 죽음을 없애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보여 주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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