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하루
쌀쌀한 금요일 아침, 태양은 오후의 따뜻함을 안고 떠오른다.
세상은 오미크론으로 시끄럽지만 매일 아침은 달라진 것 없는 풍경이다.
새학기를 앞두고 열의를 가지고 뭐든 하지만 금요일 정도면 피로가 쌓여 티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고 보면 삶은 열의와 피로의 싸움이 맞는 것 같다.
매일 일어나야 하는 일이 아니면 그냥 누워서 게으름 피우고 싶은 마음과 해야 할 일을 해내야 하는 의무감 사이의 갈등이 내 안의 싸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장 좋아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 누구에게나 인생사는 나름 힘들고도 멋진 선물이 아닐까. 힘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즐거움만 있는 것도 아닌 종합선물세트 같은.
그래서 금요일 아침에는 주말을 기대하고, 그도 아니면 오늘 오후 따사로운 한낮이라도 바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어딘지 모를 곳으로 와서
누구인지 모를 자로서 살며
언제인지 모를 때 죽고
어딘지 모를 곳으로 가는데도
나 이토록 즐거우니 놀랍지 않은가. (마르티누스 폰 비버라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