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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부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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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8월 1일이다!

시간 여행자의 마음으로

영국 작가 앨런 왓츠는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이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완벽히 생생하게 꿈꿀 수 있고 그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첫째, 사람들은 당연히 온갖 쾌락을 선택하고 모든 소원을 이룰 것이다. 그 다음 날, 그 다음 날, 그 다음 날 밤에도.


하지만 곧, 온갖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현실 앞에서 뜻밖의 경험을 해보고 싶을 것이다. 통제되지 않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을 꿈꾸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게 위험, 불확실성, 박탈을 추가하여 도박을 할 것이며, 실패도 하겠지만 성공의 짜릿함도 맛보게 될 것이다. 덕분에 더 큰 난관에 일부러 직면하려 할 것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완벽한 꿈꾸기 대신 지금 당신이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을 살아갈 선택을 할 것이다.




앨런 왓츠의 말은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을 떠오르게 한다.


아버지로부터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물려 받은 주인공 팀은 그 능력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얻고 최선의 선택을 계속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후회로 얼룩진 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보다 완벽한 인생이 가능할까?"


그리고 한 여자의 남편으로, 두 아이의 아빠로 다음과 같은 고백을 하며 영화는 끝맺는다.


"나는 이제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다. 단 하루라도 난 마치 내가 이 날로 되돌아와 그 날을 다시 산다고 생각하며 그날을 즐기려고 매일 노력한다. 매일 매일 열심히 사는 것, 마치 그 날이 특별한 내 삶의 마지막 평범한 하루인 것처럼."


8월 1일이다. 마음이 급해진다. 


개학을 앞두고 준비해야 할 일들, 부족한 과목의 강의 준비로 마음이 분주하다.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과거로 돌아가 어떤 일은 제대로 돌아가게끔 만들고 싶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리 그런 능력이 있어도 결국은 지금 이 순간을 잘 사는 것보다 그리 낫지는 않을 것임을 안다. 비록 마음은 서두르고 덕분에 일은 서툴러도 내가 지금 하는 일, 내가 마음 먹은대로 살아가는 지금보다 중요한 순간은 없을테니까.


내 삶의 마지막 평범한 하루에 오늘 만나는 사람 오늘 하는 일, 그것이 내 삶의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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