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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은 다시 출발선이다

'활기찬 몸과 영성' 교양 수업 보고서

대구가톨릭대학교에 와서 경험한 가장 보람된 것 중에 하나는 <활기찬 몸과 영성> 수업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머리 대신 몸을 쓰고, 필기 대신 토론하고, 혼자가 아닌 모든 것을 팀으로 해야 하는 이상한 수업을 준비하면서 고민도 많았지만 달리는 것이야말로 내가 가장 열정을 가지는 것,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기에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50명 정원 두개반 100명 학생의 '30일 몸 개선 프로젝트'(중간고사)를 일일이 검토해서 피드백을 하면 학생들은 보건소를 방문하고 보건소 수녀님께서는 인바디 체크와 생활습관 검사를 30일 동안 두번에 걸쳐서 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개선하고 싶은 식생활습관, 수면패턴, 금연 등의 목표 1-2가지를 정하고 30일동안 매일 몸과 마음의 변화를 기록하고 분석하여 보고서를 제출한다.


거기다 '몸 전문가와의 대화' 수업에는 내가 아는 의사, 한의사, 간호사, 임상심리상담사 여섯 분을 모시고 토크쇼를 열고 참석한 학생들은 에세이를 써야 한다. 또한 지도교수의 '살아있다면 계속 달려야 합니다' 책을 읽고 북리뷰도 써야 한다.


10주 동안 계속되는 '10주 운동 프로젝트'(기말고사)는 7개조 두개반 14개조 조장이 보내는 조별 운동 보고서를 매주 확인하고 피드백을 하면서 진행된다.


학생들은 매주 3회(보통 이틀에 한번) 달리기를 하면서 1주일에 1킬로미터씩 달리는 거리를 늘려간다. 주 1회는 조원 7명이 모여 같이 달리고 단체활동으로 등산, 축구 등을 하기도 한다.


시험을 안치는 수업이라 신청한 학생들이 주 3회 달리기를 통해 처음에는 4백미터 운동장 한바퀴도 못 뛰다가 조금씩 달리는 거리를 늘려 11주차에는 10킬로미터 마라톤에 도전한다.


심지어 16킬로미터를 도전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번 11주차 자체 마라톤 대회에서 예상과는 달리 10킬로미터는 28명, 16킬로미터는 70명이나 신청을 했다.


이번 마라톤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같은 조원을 기다리던 완주한 학생들이 힘겹게 뛰는 친구를 데리러 다시 뛰어 나갔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한 두개 조가 아니라 여러 명의 학생들이 단 한 사람을 위해서 그렇게 달려나가는 우정을 보니 감동이었다.


자체 마라톤 대회는 배번호 제작, 코스안내와 기록측정, 음료 및 비상약품 준비, 그리고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많은 봉사자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난 학기에 활기찬 몸과 영성 수업을 들은 '활찬 1기(활기찬 몸과 영성 1기)'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10명의 활찬 1기들이 와서 후배들을 격려하고 봉사했다.


이 자리를 빌어 인바디 체크와 생활습관 상담을 해 주신 아녜스 수녀님, 몸 대화에 참석한 비비안나 수녀님, 수산나, 요한과 막달레나 부부, 발렌티노, 타대오와 마라톤 봉사자들께 감사를 전한다.


두번째 학기에 만난 '활찬 2기'의 마라톤 후기를 읽으며, 그들의 마음을 담아 <결승선은 다시 출발선이다> 영상을 만들었다. 꼭 시청하길 권한다.


배경음악은 Ingrid Michaelson 'Everybody' 노래 가사처럼, 우리는 모두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단지 사랑이 시작되기를 허락하기만 하면 된다. 마치 몸이 달리는 것을 허락하면 되는 것처럼!


결승선은 다시 출발선이다(활찬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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