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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하느님 나라의 공통점

가장 확실한 경쟁률

오늘 대한민국과 가나의 월드컵 조별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설렌다. 우루과이와의 지난 경기에서 한국이 보여준 경기력과 집중력은 우리 국민 모두를 설레게 했고 더 큰 희망을 품게 만들었다.


어제 일본이 코스타리카에게 0:1로 패배함으로써 독일을 2:1로 이긴 일본이 조별 탈락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왜냐하면 일본의 마지막 경기는 스페인인데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며, 스페인과 1:1 무승부를 기록한 독일은 코스타리카와 마지막 경기를 하기 때문에 이길 가능성이 높다. 결국 스페인과 독일이 예선을 통과할 것을 예측하면서 월드컵 축구 경기란 하느님 나라와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에 두 사람이 들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마태 24,40-14).


어제 대림 1주일 복음에서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이 재림할 때를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늘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고 말씀하시며, 두 사람 중에 한 사람만이 구원될 것이라고 선포하셨다.


월드컵에 참가한 32개 나라 가운데 조별 리그를 거치면서 16개 나라만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2:1의 경쟁률이다. 이는 종말에 구원될 사람의 경쟁률과 같다.


옛날 학력고사 시절 내가 지원한 대학의 과 경쟁률이 2:1이었다. 그때는 지원한 대학에서 지원한 학생들이 모여서 시험을 쳤는데 학력고사장에 들어가 옆에 앉은 학생을 쳐다보니 '얘가 붙으면 내가 떨어지고, 내가 붙으면 얘가 떨어지는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경쟁률도 이와 같이 2:1이다. 성당에서 내가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면 내가 못들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그 반대이기에 이보다 확실하고 냉혹한 경쟁률은 없다. 아마 하느님 나라 경쟁률이 13:1쯤 되면 대부분의 사람은 포기하겠지만 2:1은 그렇지 않다.


오늘 우리나라가 가나를 이기지 못한다면 당연히 우리는 탈락할 수 밖에 없겠지만 이긴다 하더라도 마지막 포르투칼과의 경기에 따라 여러가지 복잡한 셈을 해야 할 것이다. 만일 1승 1무 1패가 되면 우루과이와 골 득실차를 따져야 하고, 혹여나 포르투칼이 지거나 비기면 더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 무서운 2:1 경쟁률이다.


늘 깨어 기도하고 준비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면 하느님 나라에 대해 예수님께서 이렇게까지 강조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하느님은 자비하시지만 늘 넘어지고 부서지는 우리의 나약함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준엄한 기준을 말씀하시는 그분의 가르침에 우리부터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아무튼, 오늘 우리는 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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