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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부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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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특이하게 대림절 보내기

'이게 머선?'


오후에 코스트코에 장을 보러 들렀는데  시선을 붙잡는 것이 있었다. 맥주 코너에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가 있어 자세히 보니 '맥주 장인의 대림 달력(Brewer's Advent Calendar)'이라고 쓰여 있었다.



정통 독일 맥주를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매일 하루에 한 캔씩(Open a beer a day)' 마시며 성탄절을 기다리라는 신박한 선물 상자였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받은 어린이처럼 함박 웃음을 띄며 독일산 맥주 24캔이 들어있는 선물을 카트에 담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내일이면 본격적인 겨울이자 12월의 첫날이다. 나는 12월 1일을 맞이하여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독일 맥주 한 캔을 딸 것이다. '탁~'하는 경쾌한 소리에 이어 '꾸울꺽~꾸울꺽~' 목을 넘어가는 맥주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젊은 수도사 이야기가 떠오른다.


수도원에 갓 들어간 젊은 수사가 원장신부님에게 물었다.

"원장신부님, 기도를 하면서 담배를 피워도 됩니까?"

그는 골초였다.


"당연히 안되지."

원장신부님은 단호하게 말했다.


상심한 수사는 동료 수사에게 가서 사실을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들은 동료가 말했다.

"말의 순서를 바꾸었다면 당장 허락을 받았을텐데."


"뭐?"

놀란 수사에게 그는 천천히 말했다.


"원장신부님, 담배를 피면서 기도를 해도 됩니까?"


나도 이번 대림절에 독일 맥주를 마시면서 기도하려고 한다. 오해는 마시길!


행복한 대림절이 되기를! (Happy Ad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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