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달리기를 하면 살이 빠지나요?' 2

2006년 처음으로 전 세계 과체중 인구수가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인구수를 앞질렀다고 한다. 8억명의 인구가 충분히 먹지 못했다면 10억명의 인구가 과체중이나 비만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배를 곯던 시대가 끝나고 먹을 것이 너무 많아진 현실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우리 몸에 새로운 문제를 가져왔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인 남성은 80퍼센트 이상, 여성은 77퍼센트가 과체중이며, 그 중 35퍼센트는 비만이라고 한다. 1988년만 해도 비만 인구는 겨우 23퍼센트였다. 거의 같은 기간에 미국 아동의 비만율은 2배, 청소년은 4배로 늘었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비만율이 13퍼센트인데 OECD 국가의 비만율은 평균 19.5퍼센트다. 그 가운데 멕시코는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인구 비율이 1988년에서 1999년까지 단 11년 동안 33.4퍼센트에서 59.6퍼센트로 거의 두 배가 되었다.


더 심각한 전망은 2025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약 27억)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된 주된 이유는 각 개인이 욕망을 자극하는 수많은 음식 앞에서 절제하지 못해서, 곧 의지가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환경이 대단히 ‘비만 지향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떠도는 유목민으로 오랫동안 수렵을 해 왔다. 그러다가 한 곳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우면서 안정적으로 더 많은 먹을 것을 생산할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인구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시간이 흘러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쳐 발전을 거듭하면서 식품에도 산업화가 이루어졌다.


sugar-1514247_1920.jpg?type=w1 @Pixabay.com


예를 들어 당은 예전에는 꿀에서 유일하게 얻을 수 있었는데 18세기 노예농장에서 시작해서 산업화된 사탕수수가 대량으로 재배되면서 가공된 설탕이 일반화되었다. 1970년대에 옥수수에서 고과당 시럽을 만들어내면서 당의 가격은 100년 전의 5분의 1이 되었다. 당의 양은 엄청나게 풍부해지고 당의 가격은 엄청나게 내려간 덕분에 미국인은 연평균 45킬로그램 이상의 당을 먹는다. 너무 많은 당(탄수화물을 포함하여)이 너무 빠르게 몸으로 공급되니 우리 몸의 소화계는 남는 것을 내장지방으로 저장하고 이 때문에 뱃살이 찔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비정상적 식생활에 음주, 흡연, 스트레스가 추가되면 솔직히 살이 찌는 속도를 운동으로 따라 잡기는 어렵다.




우리는 도무지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오늘날 미국인은 하루에 평균 500미터를 걷는다고 한다. 적당한 수준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은 20퍼센트에 불과하다. 우리의 조상들이 하루 식량을 얻기 위해 느리거나 빠르게 하루에 약 31킬로미터를 걸었던 것에 비하면 우리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걷기만해도 심근경색과 뇌졸증 위험이 31퍼센트 줄어든다. 2012년에 65만 5천명을 조사했더니, 40세를 넘은 사람들이 하루에 단 11분만 운동을 해도 기대수명이 1.8년이 늘어났으며, 하루에 1시간 남짓 운동을 하면 4.2년이 더 늘어났다고 한다.


거기다가 현대인들은 보통 일주일에 약 70-100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10년 중 4-6년에 해당되는 시간인데 이것은 수면시간이나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다 더 길다. 인간의 몸은 수렵과 채집에 걸맞게 진화했으며 매일 왕성한 활동을 하는 가운데 쉬면서 먹을 때는 주로 쪼그려 앉아서 먹었다.


하지만 오늘날 어디에나 있는 의자의 역사는 놀라울 정도로 짧지만 모든 사람을 의자의 노예로 만들었다. 방구들 문화가 익숙한 한국인마저 이제 방바닥에 오래 앉아있는 것을 힘들어 하기 때문에 식당은 의자가 있는 테이블로 바꾸지 않으면 장사가 잘 안 될 정도라고 한다.


statue-2456036_1920.jpg?type=w1 @Pixabay.com


의자의 편리함 속에 갇힌 우리는 육체적 활동을 잃어버렸고 몸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척추 모양의 변화와 척추 근육의 불균형은 요통을 가져오고, 관절염과 평발은 급속히 늘고, 사용하지 않는 뼈와 근육은 점차 몸을 약하고 무능력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앉아 있기라는 질병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말까지 있다. 실제로 하루에 여섯 시간 이상 앉아서 지내는 비활동적인 여성은 하루에 세 시간 이하로 앉아있는 여성에 비해 사망 확률이 94퍼센트 높다고 한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주 일어나 움직여야 한다.




2011년 인류는 흥미로운 역사적 이정표를 지났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심장정지, 뇌졸증, 당뇨병, 고혈압 등 비감염성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결핵, 에이즈,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비록 지금은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지만)와 같은 감염병 사망자보다 많아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다른 원인들보다 생활습관으로 죽을 가능성이 더 높은 시대에 살고 있다.


당장은 드러나지 않지만 어떻게 죽을지 사실상 스스로 선택하는 셈이다.


우리 몸은 지나치게 쓰지 않는 것에도, 너무 잘 먹는 것에도, 너무 편하고 너무 깨끗한 것에도 잘 적응되어 있지 않다. 의료 및 위생 분야에서 이룩한 최근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는 드물었거나 몰랐던 다양한 질병인 비감염성 질환에 걸린다. 거기다가 과도한 경제발전을 추구하면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그리고 대기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생태계를 파괴하며 해로운 변화를 초래함으로써 암, 알레르기, 폐질환, 피부병, 우울증 같은 현대의 질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의 세대는 부모보다 더 오래 살지 못하는 첫번째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살이 안 찌는 것보다 건강한 인간으로 사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 매일 걷고 뛰고 몸을 움직여야 살이 찌게 되어 있는 우리 몸을 조절할 수 있다. 거기다가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몰입하게 되면 매력있는 사람이 된다. 결국 살을 빼서 되고 싶은 모습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해답은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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