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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티가는 길

한티아고 3기

한티가는 길 45.6킬로미터를 '한티아고 3기' 학생들과 2박 3일동안 걸었다.


그런데 11월 10일 금요일은 추웠고, 그 다음날은 더 추웠고, 마지막 날은 진짜 추웠다. 거기다가 날씨를 잘못 예측한 나는 반바지를 입고 첫날 산행 내내 떨어야 했다.



학생들은 처음 걷는 길인데도 씩씩하게 잘 걸었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어나서 처음 걸어보는 긴 산행을 불평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와 주었다. 포기할만도 한데 견뎌준 학생들이 참 대견스럽다.


산행이 끝난 저녁에는 한티순교성지와 한티가는 길의 역사에 대한 강의를 듣고 조별 나누기를 했다. 나이가 든 3학년들이어서 그런지 모두들 진로와 장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잘 듣고 공감해 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한티가는 길이 돌아보고 비우고 뉘우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길로 나뉘어진 것처럼 나를 비롯한 우리 학생들 역시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용서하면서 사랑할 다짐을 하는 시간이었다.



날은 추웠지만 우리의 마음은 걷는동안 점점 뜨거워져 갔고 마침내 45.6킬로미터를 종주했을 때에는 자신감을 찾고 나와 세상에 대한 긍정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자연속에서 나를 찾는 한티가는 길에서 우리는 모두 한뼘씩은 자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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