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2주일
한해의 마지막 달입니다. 돌아보면 무엇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는데 어느새 한해를 정리해야 합니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보내야 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무게는 그래서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 속도감이란 과연 누구의 말처럼 자신의 나이에 배수를 곱한다고 하니 나이가 들수록 아찔해 집니다.
이 즈음에 드는 모든 생각을 하나의 질문으로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얼마전에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제목이기도 합니다. 미래소년 코난,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미야자키 하야오는 2013년 '바람이 분다'라는 작품으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10년만에 돌아와 다시 작품을 발표했는데 이것이야말로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평생에 걸쳐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살고 있으면서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질문,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묻기만 하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소중한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죽고 스러지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이 질문의 대답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오늘 2독서에서 베드로는 말합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스러질 터인데,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까? 거룩하고 신심 깊은 생활을 하면서, 하느님의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그날을 앞당기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2베드 3,11-12)
거룩하고 신심 깊은 생활을 하는 사람은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평화로이 주님 앞에 나설 수 있도록 애쓰는 사람'(2베드 3,14)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그날을 앞당기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것은 오늘 복음의 세례자 요한이 보여줍니다.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어떻게 사는가에 대한 정답은 없겠지만 자신의 사명을 알고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그 길을 걷는 사람이야말로 어떻게 사는지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걱정하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사는 길이 나의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는 나의 인생을 내가 걸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 합니다만 이것은 불행으로 가는 상댓값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절댓값이며 이것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나의 길이 주님의 길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구원 사업을 우리에게 맡기셨고 우리에게 의지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용기를 내어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합니다.
Brovo My Life!(브라보 마이 라이프!)
오랜만에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의 인생을 축하하며 우리의 시간을 주님 앞에 기쁘게 내 놓으면 좋겠습니다.
해 저문 어느 오후 집으로 향한 걸음 뒤엔
서툴게 살아왔던 후회로 가득한 지난 날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었어
석양도 없는 저녁 내일 하루도 흐리겠지
힘든 일도 있지 드넓은 세상 살다보면
하지만 앞으로 나가 내가 가는 것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