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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두렵지 않은 이유

주님 수난(The Passion) 성금요일

열정(Passion)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무엇 때문에 가슴이 뛰고 기운이 솟아나는 느낌, 힘이 들어도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그런 열정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우리 주위에 빛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목표가 뚜렷하고, 기꺼이 헌신하는 모습으로 열정이 넘친다. 그들의 에너지는 전염성이 강하고 사람들은 그들 주위에 모인다.


예수님도 열정이 있었다. '하느님 집에 대한 열정'이 넘치셨던 그분은 그 열정이 그를 집어삼킬 때까지 놓치 않으셨다. 죽을 줄 알면서도 계속해서 예루살렘으로 걸어간 것도 하느님 집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어째서 열정은 이토록 사람을 사로잡고 집어삼키기까지 하는가?


나는 예수님 열정의 이유가 연민(Compassion)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목자없는 양떼에 대한 측은지심, 아프고 고통받는 이에 대한 장(腸)이 끊어질 것 같은 연민, 죽을 운명을 지니고 겨우 버티며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사랑, 그 때문에 예수님은 기꺼이 죽을 수 있었다. 


깨어지고 망하는 것이 두려워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은 열정이 부족하다. 그런데 연민이 없으면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 


열정을 가진 사람은 안다. 언젠가 이 열정이 자신을 삼킬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떤 것에 몰입하거나 누구를 정말 좋아해보면 안다. 그 때문에 마음이 아프고 부서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수님의 열정과 연민을 동시에 본다. 놀랍게도 그분의 연민(Compassion)에서 비롯한 열정(Passion)은 예수님의 수난(The Passion)을 가져왔다.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그를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여겼다"(이사 53,4).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주인공 고애신(김태리)은 유진 초이(이병헌)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다만 나는, 불꽃이오...그렇게 환하게 뜨거웠다가, 지려하오. 불꽃으로.


죽는 것은 두려우나, 난, 그리 선택했소.”


예수님도 죽는 것이 두려웠으나 그리 수난을 선택하셨다. 


오직 연민에서 비롯한 사람에 대한 열정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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