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식과 첫영성체
아름다운 밤이다.
오늘은 지난 한 학기 내게 교리를 배운 약대 학생 여섯 명이 세례를 받고 한 명이 첫영성체를 했다.
나는 자주 내가 누구인지, 왜 이 세상에 태어난지 묻곤 하지만 오늘같은 밤이면 그 이유는 하늘의 별처럼 뚜렷해진다.
나는 가톨릭 사제이고 나의 몸과 마음을 누군가를 위해 내어주며 산다.
지난 3개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매주 화요일 매일의 일과 뒤에 만나 김밥으로 저녁을 떼우고 한 시간 반 동안 교리수업을 했다.
이들은 내게 기쁨이었다. 하루 10시간 수업을 듣고 와서 교리 시간에 졸기도 했지만 한번도 빠지지 않았고 마르코 복음을 모두가 필사했다.
다른 대학생보다 한참은 나이가 많은 이들이 찰고 때 눈을 감고 사도신경과 주모경을 애써 암송할 때 그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이제 일곱 명의 새로운 신자를 교회의 이름으로 환영하며, 이들의 앞날이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 안에서 평화롭고 축복이 가득하길 기도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