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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웃

7월 2일, 흐리고 습함

좋은 이웃이 먼 자식보다 낫다. 좋은 이웃은 어려울 때에 힘과 위로가 된다.


버지니아 성 정바오로 성당은 볼티모어 성당의 좋은 이웃이다. 새성전 건립을 위해 애쓰는 볼티모어 신자들을 위해 손을 내밀어 지난 토요일과 주일 본당 모든 미사에서 새성전 건립을 위한 약정서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뿐이 아니다. 본당 보좌 신부님을 볼티모어에 보내어 손님 신부님을 부르지 않고 주일 미사를 맡아 주었다. 그리고 모금 3주 전부터 '교구는 달라도 우리 곁에 있는 한인 성당 건축에 도움을 청하며, 우리도 예전에 어려움을 겪어 보았기에 그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 잘 아실 것'이라며 주보 공지를 했고, 당일에는 볼티모어 성전건축 지원을 위한 2차 헌금도 있었다.


누군가를 위해 먼저 마음을 쓰고 그것을 표현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마음을 직접 드러내면 그것이 가져오는 열매는 겨자씨처럼 크고 풍성해져 많은 사람을 놀라게 감동하게 한다. 버지니아 성당이 그랬다.


돈을 모으러 간 우리가 무언가 필요하고 불편한 것이 있지 않을까 본당 총회장님, 부회장님, 총무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와 함께 했고, 미사를 마치고 서둘러 나가는 신자들에게 '볼티모어 성당을 도와줍시다.'하고 서슴치 않고 소리도 질렀다.(난 다른 사람을 위해 소리를 질러본 적이 언제였던가?) 본당 신부님은 매 미사에서 자신의 앵벌이 시절 이야기를 하며 신자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오후에 볼티모어에서 돌아온 보좌 신부님도 진심으로 우리를 응원해 주었다.


하나이고 보편된 가톨릭(Catholic) 교회를 어디서 이보다 더 진하게 체험할 수 있을까. 비단 그것은 나만의 체험이 아니었다. 본당 모금위원회를 중심으로 사목회, 건축위 멤버들이 약정을 받고 봉사를 했는데 그 가운데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어제의 봉사는 그간의 어떤 기도회나 피정보다도 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마음을 담아왔고 또 하나의 기적으로 성전을 짓는데 더 활기차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의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이웃과 함께 버지니아 성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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