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유감(一年遺憾)

1월 21일, 바람부는 날

"눈 깜박이지 말고 돌아서지 마라."


시간이 정말 빨리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내가 하는 조언이다. 왜냐하면 시간은 눈 깜박할 사이에 지나가고 돌아서면 어느새 사라지고 없기 때문이다.


지난 1년이 그러했다. 눈 깜박할 사이에 볼티모어에 온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무엇을 했나 돌아보면 떠오르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는 것은 주름이고 흰머리다.


한가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매일 미사를 봉헌하면서 말씀을 묵상하고 예수님 성체를 붙들고 기도한 덕분에 조금은 나은 사제가 된 것 같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부르심 받은 몫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은혜가 느껴지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다.


볼티모어 성당 신자들의 삶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함께 하게 된 것을 생각하면 부르심과 사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 우연은 없고 모든 것이 필연인데 그 가운데 인연을 만나게 된다면 과연 행운일 것이다.


무엇보다 사제로 살아가는 삶에서 하느님을 믿고 인내한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삶과 다르지 않으며 그 길에서 어려움도 겪겠지만 신앙인이라면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야 함을 매일 체험하고 있다. 또한 나를 위해 기도하고 사랑을 나눠주는 신자들이 있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지난 1년처럼 오는 1년도 그렇게 지나가겠지. 순간을 사랑하며 순간에 머무르며 대단한 일을 꿈꾸기보다 계속 처음처럼 부르심에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시간을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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