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1월 26일, 폭설 후 매우 추움

"신부님은 닥터 지바고에요. 사제관에는 라라만 빼고 다 있어요."


그렇다. 눈덮힌 광활한 대지를 바라보고 있는 나는 영혼의 의사로 오지 못할 사람을 기다리는 닥터 지바고와 닮았다.


주말에 미국 전역을 강타한 눈폭풍 때문에 토요일 오후 5시에 주일미사를 봉헌했다. 그리고 모든 주일미사를 없애고, 나와 신자들은 각자의 집에서 하루종일 내리는 폭설을 맞이하며 자발적 고립에 들어갔다. 덕분에 벽난로에 장작을 넣고 긴 겨울밤을 보내는 호사를 누린다.


월요일 아침에 해가 떴지만 무릎까지 쌓인 눈을 뚫고 밖을 나갈 수 없다. 마침 예약된 제설차가 와서 금방 눈을 치워준다. 다행이다.


이틀만에 밖을 나선다. 설원은 아름답고 눈이 부시다. 라라가 있다면 눈 싸움이라도 할텐데 혼자 눈을 뭉치다가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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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많이 춥다던데 지구온난화는 우리 상상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다. 북극곰이 멸종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어떻게 다가올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상상을 초월한 눈폭풍과 추위가 잠시 멈추고 생각하게 만든다.


닥터 지바고처럼 삶이 한편의 서사가 되려면 애틋한 사랑과 시, 음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설원을 바라보며 라라의 테마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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