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6일, 흐리고 비
아베 마리아와 사랑의 종소리로 문을 연 '거룩한 밤 음악회'가 성당에 울려퍼지니 무거웠던 마음이 사르르 녹고 엔돌핀이 가득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았다.
바이올린, 첼로, 트럼펫, 트럼본, 오보에로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강생의 신비를 찬미하고, 하느님 사랑을 노래하니 거룩한 밤이 열리기 시작했다. 주일학교 학생들의 멋진 연주와 졸업생들의 협연, 어른들까지 합세해서 한마음으로 성탄의 기쁨을 드러내니 거룩한 밤이 빛나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전하고 싶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기도처럼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가고 싶다.
낯선 이국땅에서 꾸준히 신앙생활을 해 온 가족이 다같이 기타반주에 노래하는 하얀성탄은 축복이었고, 육십대 오빠들의 질풍가도는 어색한 웃음으로 멋진 앤딩이 되었다.
Nella Fantasia(환상 속으로)로 초대하는 음악과 함께 거룩한 밤은 주님성탄대축일 미사로 이어졌고, 우리 한가운데 태어나신 예수님께 경배드리며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행복한 밤을 맞이했다.
모두가 성탄의 선물을 가득 받았다. 아이들 손에 있는 선물, 우리 마음에 온 평화의 선물, 자신의 외아들마저 내어주는 하느님 사랑의 선물까지 모든 것이 성탄의 은총이다.
사제관에 돌아와 늦은 밤 하늘을 바라본다. 수많은 밤들 가운데 오늘같이 거룩한 밤이 얼마나 더 있을까?
음악은 영혼을 들어높여 하늘로 향하게 하여 우리 마음에 오래전부터 있었던 별을 느끼게 한다. 그 별은 오늘 다윗의 별을 만나 유난히 더 빛난다. 아름다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