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급 부족론의 함정

문제는 수요다

by 프라이데이

공급 부족론의 착시

소위 부동산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말이 있다. "2026년은 더 무서운 불장이 될 것이고, 공급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공급은 대부분 입주 물량이며, 현재 서울은 신규 택지 지구가 없기 때문에 분양 물량의 대부분은 재개발·재건축 물량이고 그중 대다수는 조합원 물건이다. 원래 일반 분양 물량은 생각보다 제한적이다.


공급은 원인 보다 결과다

아파트 공급은 후행적 성격이 강하다. 경기가 좋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공급이 늘어나고, 반대 상황에서는 건설 경기도 침체된다.


2010년대 초반 (하락기): 2012년 2.3만 세대, 2013년 2.7만 세대 등 공급 저점

2018~2020년 (상승기): 연평균 4.6만 세대 공급, 과거 대비 두 배 수준


강남 재건축도 20~30% 하락했던 2011~2013년에는 공급이 줄었고, 대세 상승장이었던 2017~2020년에는 공급이 급증했다. 공급이 가격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이전의 가격과 경기 흐름이 공급량을 결정했다.


조금 거칠게 표현하면, 수도권 아파트 전체가 잠재적 공급 물량이다. 적정 공급량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없고, '수요'가 받쳐줘야 한다. 수요가 사라진다면 공급이 적어도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


현재 시장의 위험 요소

서울 입지를 5개 등급으로 나눈다면, 지금은 4~5급지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 흐름이 3급지→2급지→1급지로 다시 확산된다면 본격적인 불장이 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4~5급지에서 순환매, 갭 메우기만 되고 상급지로의 이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여기서 정부가 억지로 부동산 버블을 터트리거나, 금리 피벗, 경제 상황 악화, 또는 급격한 상승 후 피로감으로 수요가 줄어든다면, U자형 장기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과거와 다른 변수들

"두 번 속지, 세 번은 안 속는다"는 생각이 시장에 강하게 퍼져 있고, 정부 정책을 시장 참여자 모두가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와 달리 사이클이 짧아져서 2019년처럼 1년의 조정만 거치고 다시 상승장이 올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정부든 부동산의 폭등, 폭락을 원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상승 만큼의 완만한 흐름을 원한다. 특히 이번 정부는 정책 구조상 세수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에 굳이 가격 급락을 유도할 이유가 없다. 재밌는건 토허제로 묶어놓고 다주택자에게 매도를 권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교묘하게 팔지 못하게 한 것일까? 다주택자가 사라지면 이제 사람들이 서울에서 전월세로 거주하는 것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고가 1주택자로 타겟을 변경한 것 같다.


규제로 집값을 잡은 역사가 없고, 임기응변식 정책이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을 이길 순 없다. 아무리 강력한 규제를 해도 한국 사람은 재개발, 지방 광역시, 빌딩 투자 등 대체재를 반드시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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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공급이 아니라 수요를 보라

솔직히 느낌이 묘하다. 2021~2022년 오피스텔, 각종 파생 상품까지 상승하면서 누가 봐도 조심스러웠던 시기에 청년들에게 "영끌해서 매수하라"고 외쳤던 사람들이 지금 다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그리고 영원한 상승을 믿는 것도, 부동산에 전문가가 있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투자 시장에 무슨 전문가가 있겠는가.


매크로, 금리, 유가, 정부 정책, 건설 경기, 미분양 해소율 등 모든 것을 공부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 하지만 자칭 전문가들이 외치는 '공급 부족' 논리보다는 '수요'의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 이 가격에 살 사람이 충분히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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