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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가기 버거운 콘텐츠 놓치지 않기

나중에 읽기의 함정

by 프라이데이

(제가 참여하고 있는 투자 커뮤니티 ValleyAI 블로그에 쓴 글을 조금 수정하여 올립니다)


수많은 소음과 신호가 버겁게 느껴집니다. 저는 아이폰의 푸시 알림을 앱별로 세분화해서 관리합니다. 즉, 알림을 최소화하고 잠금/제어화면/배지/사운드 여부까지도 관리합니다. 그래서 폰을 열면 빨간 알림 표시가 1개도 없습니다. 강박증 맞습니다. 회사 업무도 마찬가지로 합니다. 이메일, 슬랙 모두 깨끗합니다.


이런 제가 쏟아지는 소음과 신호를 관리하는 방법은,

나중에 읽기

도구의 단순화

입니다.


나중에 읽기

지금도 Pocket 같은 서비스가 살아있지만 예전엔 Read-it-later 류의 서비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브라우저에서도 제공하고 여기 Valley에서도 북마크 기능이 있죠.


제가 매일 확인하는 콘텐츠 창구는 개인&회사 이메일, 슬랙, Feedly(RSS구독 수백 개), ValleyAI, 몇 개의 경제 관련 사이트들, 유튜브입니다. (네이버는 앱과 사이트 UI/UX가 너무 제 스타일이 아니어서 네이버 블로그도 Feedly에 추가해서 봅니다). 가능하면 그 순간 모든 콘텐츠를 읽지만, 시간이 없거나 정독을 필요로 하는 글은 바로 해당 북마크를 해서 "나중에 읽기"에 쌓아둡니다. 이메일은 Label로 관리하고 슬랙, Feedly, ValleyAI, 유튜브는 모두 Read Later 혹은 북마크 기능이 있으니 거기로 보냅니다. Later 기능이 없는 웹사이트는 크롬 Reading list에 추가해 둡니다. 크롬의 북마크 폴더를 사용해도 됩니다.


대부분의 콘텐츠는 업무 끝나고 그날 밤에 읽거나 보지만, 남는 콘텐츠도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전 정기적으로 Later 콘텐츠를 정독하는 날을 정해놓고 캘린더에서 알림이 오게 합니다. 주말이기 때문에 집에서 혹은 아내와 교외 편안한 카페에 가서 천천히 읽거나 영상을 봅니다. "나중에 읽기"의 함정은 그 "나중"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이렇게 반강제적이라도 쌓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도구의 단순화

저렇게 흩어진 Later 콘텐츠를 한 곳에서 관리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 앱과 서비스도 있습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Later 콘텐츠를 보기 위한 별도의 서비스를 사용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습니다. 어차피 위 창구들은 제가 캠핑이나 여행을 가지 않는 이상 주말에도 매일 가는 곳들이고 그곳에서 소비하는 게 더 편안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전엔 수많은 도구들을 조사하고 비교해 가며 썼고, 새로운 툴이 나오면 바꾸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본질은 도구가 아니라 정보와 지식이고 그것들이 "나의 지혜"로 승화되려면 주변의 소음과 불필요한 맥락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일정과 Todo는 구글캘린더로 관리하고, 노트는 애플 Notes와 Notion만 사용합니다. 노션은 초기부터 썼지만 사용하는 손맛이 안 좋아서 노션에 있는 일부 기능이 필요해서 쓰는 정도입니다. 애플 노트만 있어도 제 수준엔 충분하더라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아침에 일어나서 종이노트에 그날의 목표와 할 일을 적는 순간입니다. 회사 업무와 개인 목표 모두 포함하는데, 이런 것을 또 무슨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하는 것보다 실물 노트에 적고 하나씩 지우는 게 효율적이고 기분도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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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저는 투자 관련 오픈채팅이나 단톡방, 텔레그램 채널은 참여하지 않는 성향인데요. 투자 공부하는 친목 성격의 톡방 한 개는 1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시 제가 스터디 조장이었는데 지금도 저는 매일 그 방에 콘텐츠를 쏟아냅니다. 다른 분들은 따라가기 버거 울 거예요. 지금 제가 느끼는 기분을 느끼시겠죠ㅠ


그만큼 내가 공부하고 흥미 있는 분야에는 신나서 매일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처럼, 저처럼 쏟아지는 콘텐츠가 버거우신 분들도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소화하다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과 지혜가 쌓일 거라 확신합니다.


그런데 부족하더라도 글쓰기를 하는 과정이 꼭 있어야 성장이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힘들고 부끄러워도 꾸준히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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