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과 노력의 경계
열심히 노력해서 작은 성과를 내고 나면, 누구나 한 번쯤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1. 겸손함의 표현으로서의 '운'
작년에 빌딩 투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겨울부터는 매수를 목표로 거의 매일 서울 도심을 누비고, 중개법인들과 미팅을 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매물의 장단점을 정리하고, 가치평가를 계산하며 끝없이 시뮬레이션을 돌렸죠. 자금은 부족한데 눈만 높아서, 목표로 했던 3개월이 지나갈 무렵에는 '이번엔 타이밍이 아닌가' 하는 자조 섞인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기적처럼, 제가 정확히 원하던 물건과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주변에 "운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내가 열심히 했다'는 말을 직접 하기 부끄러웠던 측면도 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의 매력에 빠져, 투자 공부하고 거시경제와 트렌드를 분석하는 모든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즐기면서 한 일을 두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하기는 어색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경우의 ‘운’에는 사실 노력과 준비가 꽤 많이 섞여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 순수한 타이밍의 '운'
반면, 제가 외국계 IT 기업에 입사한 건 정말로 '운'이 좋았던 경우입니다.
팬데믹이 터지고 금리가 급락하자,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채용을 대폭 늘릴 거라 예상했습니다. 링크드인에 이력서를 공개하고, 잘 다니던 암호화폐 거래소를 과감히 그만두고 지금의 회사로 옮겼죠. 당시에도 영어는 지금처럼 거의 못했지만, 넘쳐나는 유동성과 제로금리 환경 덕에 한국 대기업들도 실시간 3D,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지사에 저 같은 엔지니어가 급하게 필요했던 겁니다.
여기에는 특별한 '노력'이 없었습니다. 순전히 시대의 타이밍과 운이 맞아떨어진 결과였죠.
마무리
돌아보면, 좋은 결과는 한 번의 행운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행운이 찾아올 때 그것을 붙잡을 수 있으려면, 그 전에 쌓아 둔 준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운을 믿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계속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운은 대부분 사람을 통해 옵니다. 성실하게 하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면, 좋은 기회가 생겼을 때 그 흐름이 자연스럽게 나에게도 닿는 것 같습니다.
원하는 결과를 아직 얻지 못했다면, 아마 아직 그 타이밍이 도착하지 않았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그때를 위해 준비하고 계속 노력해 나가는 것, 그것이 제가 믿는 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