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의 부활을 예상하며

상권의 흥망성쇠

by 프라이데이

빌딩 투자자로서 상권의 트렌드와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현장을 탐방한다. 현재도 성수, 용산, 마포, 강남 위주로 보고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10년 뒤 매도하거나 신축할 계획이지만, 그 전에 점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

부동산은 공부를 미리 끝내놔야 한다. 당장은 내 자금과 거리가 먼 지역이나 물건일지라도, 미리 공부하고 그 지역의 흐름을 파악해 두어야 기회가 왔을 때 고민 없이 바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 멘토님과 함께 신사동을 돌아다니며 고민한 것들 중 일부를 두서없이 정리해 본다.


나의 결론: “빌딩도 확실한 것만 오르는 초양극화 시대”


신사동 최근 분위기

상권을 크게 오피스 / 먹자상권 / 번화가(핫플) / 주거상권 / 학원상권으로 나눈다면, 신사동은 이 모든 요소가 공존하는 곳이며 지가가 가장 비싼 지역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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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 형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급 주거지와 공원인데, 압구정 재건축이 순차적으로 완료되면 신사동의 위상은 더 올라갈 것이다. 반포에는 이런 슬세권이나 명품거리가 없다는 점이 압구정과의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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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물건은 저렴하게 나왔는데 렌트프리 두 달 주고 임차인이 직접 인테리어해서 사용하다가 나중에 그대로 파는 용도로 적당할 것 같다)


신사역 부근의 이른바 ‘아저씨(?) 먹자상권’ 골목 사이사이에 신축된 건물들 상당수가 공실 상태다.

나로수길, 다로수길의 예쁜 카페들도 많이 사라졌다.

세로수길은 여전히 평당 2~2.5억 원 수준이지만 유동 인구가 적고, 끝쪽에는 여전히 공실이 많은 상권이다.

성수동과 비교하면 세로수길이 현재 애매한 상권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압구정로데오에서도 런던베이글뮤지엄 거리부터 도산공원 부근까지만 거래가 이루어지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도산상권 거래 사례

1종 일반주거지역, 대지 27평

66억 원 매수, 신축 후 1년 6개월 만에 123억 원 매도

월 임대료 4,600만 원 세팅, 수익률 4.67%

평당 4억 5천만 원 이상

모 연예인 아버지 법인이 매도했다는 설. 아무리 도산공원 상권이라 해도 대지 27평에 평당 4.5억 원은 오버슈팅이라고 본다. 결국 높은 임대료가 세팅됐기 때문에 가능한 거래다. 다만, 이 정도 수익률에서 매도한 이유가 궁금하다. 매도자는 지금을 상권의 정점으로 판단한 것일까?

(이미지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lduNE4Dt91s)

근처 디젤 건물도 대지 56평에 193억 원에 거래됐다. 이제 빌딩도 면적보다 핵심 입지가 더 중요한 시대다.


상권의 현재 흐름

결국 지금은 임대 구성과 임대료 세팅이 가장 중요한 시대다.

성수동 연무장길이 시장을 리드하고, 도산공원이 그 뒤를 따라가는 모습이다.

다만 현재 성수동에서 연무장길이 아닌 다른 구역의 좁은 골목 건물들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데, 나라면 그 가격에 매수하지 않을 것 같다. F&B 위주로 세팅할 경우, 비싼 임차료로 인해 공실 리스크가 크거나 몇 년 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상권의 사이클

1. 예쁘고 맛있는 F&B 형성

2. 편집숍, 명품숍

3. 대기업 플래그십 스토어

4. 젠트리피케이션

현재 도산공원은 플래그십 스토어 임대료가 평당 100만 원 전후로 세팅되며 상권이 완성 단계에 접어든 분위기다. 향후 F&B 업종이 이 임차료를 버티지 못한다면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압구정로데오가 비싸지며 가로수길이 흥했고, 이후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가 20년치 임대료 600억 원을 선불로 내면서 주변 임대료가 급등했다. 그 결과 다시 압구정로데오로 핫플이 이동했다.


지역별 판단

성수동

평당 임대료는 가장 비싸지만 아직 정점은 아니다. 다만 몇 년 뒤 F&B 매장들이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빠져나간다면 상권 변화 가능성은 존재한다. 다행히 성수동은 땅이 넓어 북성수, 뚝섬 쪽으로 이동 여지가 있다.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가 하나둘 생기고 있다.

용리단길

F&B 상권은 이미 완성 단계. 향후 리테일 상권 사이클로 넘어갈 가능성.

아뜰리에길

예쁜 카페 위주에서 리테일 중심으로 변화 중이며, 무신사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포함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태원, 가로수길

2024~2025년에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한다.

가로수길에 대한 생각

서울시의 한시적 용적률 상향 정책과 더불어, 가로수길은 일조권 사선 제한 규제까지 완화되면서 오히려 공실 건물을 매입해 신축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

도산공원보다 조금 낮은 임대료 수준이라면 가로수길은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고 본다. 약 3년 정도 버틸 수 있다면, 지금의 가로수길이 가장 저렴한 시기일 수 있다. ZARA 회장이 손절한 평당 2.1억 원은 다시 보기 어려운 가격일 것이다. 조심스럽게 가로수길의 턴어라운드를 예상해 본다.


투자 전략에 대한 정리

자금이 충분하다면 성수동이나 도산공원처럼 성숙한 상권에서 단기간에 큰 수익을 노릴 수 있다. 반면 대중적인 투자금 규모라면, 자금 사정과 매도 전략에 맞춰 상권 사이클 초·중반부에 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사이클 후반으로 갈수록 필요한 투자금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불과 1~2년 전에 공부하고 판단했던 내용들도 수정해야 할 시기다.

오피스

AI 시대에는 일부 상급지 및 프라임 오피스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 사무실은 회사가 잘되든 안 되든 1년 만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 역삼, 논현 일부 지역은 위험해 보이며, 삼성동에는 기회가 있을 수 있다.

학원 상권

아직은 견조하지만 교육 트렌드 변화 시 리스크 존재.

먹자 상권

평당 임대료의 한계로 비효율적이다. 외식 문화 변화로 일반 먹자 상권의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숙박업

월 수천만 원 매출이 기본이라 최근 대유행 중이다. 지가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는 입지라면 금상첨화지만 그런 곳을 찾고 허가 받기 쉽지 않다. 대부분 건물 매입이 아닌 임차 운영이며, 숙박업으로 대박이 나지 않는 이상 지가 상승을 이기기는 어렵다.

기타

청담동 스드메 상권도 침체중이다.


결국 빌딩 투자의 목적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차익 실현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핫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공부할 것도 많고 개별성이 강해 안목을 키우는 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은 빌딩 투자 시장이다. 다만 현재 기업 대출 환경을 고려하면, 법인을 튼튼하게 키우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향후 경기가 좋아지고 불장이 오면 추가 대출로 빌딩을 몇 채 더 매수하는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지만, 그 전까지는 3~5년 내 적당한 시세 차익이 발생하면 상급지 건물로 점핑하는 전략이 현재 트렌드에 부합한다고 본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 결국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빌딩 중개사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그들보다 거시경제·트렌드·상권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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