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잘했어

찐서른의 시

by 닭강정
아무도 몰라줘도, 나는 알잖아. 오늘의 내가 얼마나 잘해냈는지


✍️ 오늘의 시


나 잘했어

애는 울고
반찬은 탔고
남편은 야근이란다
근데 나
울지 않았다
나 오늘 진짜 잘했다




코멘트


별일 없이 지나간 하루인데,

정작 나는 지쳐서 쓰러질 것 같았던 날.


그런데도

아이에게 밥 먹이고,

설거지하고,

한숨 한 번 꾹 눌러 삼킨 그 순간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지만,

그래서 더더욱 내가 나를 안아줘야만 했어요.


“나 진짜 잘했다.”

혼잣말로라도, 이 말 하나 해보는 게

요즘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에요.


누구를 위로할 새도 없이, 나부터 위로받고 싶었던 날


애가 자꾸 울고,

반찬은 불 조절 못 해서 태우고,

하필이면 남편도 오늘 야근.


그런데 신기하죠.

그 와중에도 나는 무너지지 않았어요.


울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아이 앞에선 울지 않았고,

화를 참았고,

하루를 끝까지 지켜냈어요.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이 시를 쓰면서 새삼 깨닫습니다.


왜 우리는 ‘잘했다’는 말을 남에게만 아끼지 않을까요?


친구가 육아로 지쳐 보이면

“넌 진짜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고,

직장 동료가 힘든 일 마쳤을 땐

“수고했어!” 메시지를 보내죠.


그런데 내게는?

그 말, 너무 아끼죠.


그래서 오늘은

나에게 해주고 싶어요.


“오늘도 고생 많았어.”

“넌 참 잘하고 있어.”

“진짜 멋져.”


내가 내 편이 되어주는 밤


누구보다 잘 알잖아요.

오늘 하루 얼마나 복잡했고,

마음을 몇 번이나 꾹꾹 눌렀는지.


그래서 오늘은

잠들기 전 거울을 보며

나한테 말해줘야 해요.


“나 오늘 잘했어.”

“진짜 잘했어.”

“내일도 괜찮을 거야.”


이 시가 당신의 오늘에

위로가 되는 시였길 바랍니다.

누군가의 엄마로,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직원으로 살았지만

무엇보다도 ‘나’로서

참 잘 해낸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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