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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생일날 맞이한 워크샵

이보다 더 특별할 수는 없다!

by INGDI 잉디

근 첫날 대표 J께서 지나가듯이 말씀해주신 이야기를 듣고, 나는 적지 않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인턴 생활 2주 만에 워크샵이라니. MT 같은 건 많이 가봤지만 회사 워크샵은 인생에서 처음인지라, 워크샵 소식에 놀라긴 했어도 기대감이 더 앞섰던 것 같다. 회사 워크샵에선 뭘 할까?


나와 같은 날 입사한 인턴 W가 워크샵 TF로 참여하게 되면서 잠깐씩 이야기를 들었는데, 준비해야 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하시더라. 알찬 1박 2일 일정을 짜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가 비가 올 가능성이 있어서 우천 시 대비책까지 철저하게 짜야한다고…


기대만 하면 되었던 나는(ㅎㅎㅎ) 워크샵 당일이 오기를 기다렸다. 심지어 공교롭게도 워크샵과 내 생일날이 겹쳤다. 이래저래 많이 기다려졌다.



워크샵 전날 날이 흐려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당일엔 하늘이 정말 예뻤다. 하늘이 예쁘면 기분이 괜히 더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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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 자체였던 하늘.

15명이 한 번에 움직일 수가 없어서 팀별로 이동을 해야 했다. 차가 있는 분들을 기준으로 팀이 나눠졌다. 나도 약속된 시간을 기다리는데 우리 팀 차주 개발자 N께서 늦잠을 주무시는 바람에(ㅋㅋㅋㅋ) 갑자기 TF팀 차를 타게 되었다. 그러다가 N께서 일어나셔서 다시 N의 차로 갈아타는 난리를 쳤는데 처음부터 이런 상황이 생기니 어이가 없으면서도 재밌었다. 수월하게만 흘러가면 재미가 없지!



워크샵 장소는 파주였다. 숙소 체크인 시간이 늦어서 근처에 있는 ‘벽초지 수목원’에 잠깐 들렸는데, 파주에 이런 곳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 작은 유럽 느낌이 난다. 평일이라 사람도 별로 없어서 정말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좋은 장소와, 좋은 사람들과, 좋은 날씨가 어우러지니 뭔들 안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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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유럽 같은 벽초지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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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샵 기념으로 회사 단체티를 맞췄는데, 다같이 입으니까 너무 귀엽다.

팀별로 점심을 먹고 드디어 숙소 도착. 숙소가 너무 좋았다. 이렇게 좋은 곳 와보는 것도 얼마 만인지…. 말은 회사 워크샵이지만 휴가 온 기분이 물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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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도착 후 첫 활동은 레크레이션이었다. 워크샵에서 빠질 수 없는 단합 활동. 원래 이런 게임 활동을 썩 좋아하는 사람은 아닌데 모든 게임이 다 재밌었다. 워크샵 TF가 적당히 활동적이면서, 적당히 머리도 쓰는 활동들로 알차게 구성을 하셨다. 덕분에 많이 웃었다.


레크레이션 후에는 회사의 하반기 로드맵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엄연한 ‘회사 워크샵’인 만큼, 놀 땐 놀더라도 이 시간 역시 굉장히 중요했다. 회사의 주요 팀원분들께서 필요한 내용을 전달해 주셨다.


짧은 시간이었는데 의외로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CTO P께서 하반기에 각 유닛 별로 어떤 목표를 세워서 실행해 나가야 하는지 공유해 주셨는데, 이 시간에 내가 어깨너머로 듣기만 했던 것들을 총집합해서 배웠다.


WAU, MAU, CPI, CAC...

누군가에겐 굉장히 기본적인 용어들이겠지만, 나에겐 처음 배울 수 있었던 자리였다.


WAU가 얼마나 돼요? CPI는 얼마예요?

어디선가 들어만 보던 문장들이었다. 꽤 자주 들었던 문장인데, 그때마다 "저건 무슨 말일까?" 궁금해만 하고 찾아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었다. 반성해야 될 부분이다.

P께서 친절하고 쉽게 설명을 해 주셨다. 개념을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면서, 그래서 우리 회사의 목표는 어떻게 돼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셨다.


용어의 뜻도 알게 됐을 뿐만 아니라, 성과 측정 방법으로 이런 지표를 보는구나, 이 지표가 우리의 목표가 되는구나, 등등 하나씩 배워가면서 스타트업 세계에 조금 다가가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평소에 일할 때는 콘텐츠 제작에만 몰두하느라 이런 실질적인 지식들을 배우기 쉽지 않다. 나에게 이 시간은 정말 유익하고도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일과 관련된 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저녁 시간!


저녁 준비 시간은 여느 MT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친구들이 아닌 회사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 각자 할 일을 찾아서 부지런히 저녁을 준비했다. 재밌는 건 MT이던 워크샵이던 각자의 역할을 정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할 일을 찾아서 하고, 자연스럽게 분업이 된다는 것이다. 새삼 눈치가 주는 힘이 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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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 준비한 저녁 시간엔, 일 얘기 하나 없이 오롯이 우리 팀원들 간의 친목 도모로만 이루어졌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공간으로 충분히 행복한 시간. 가끔 보면 여기가 회사인지 아닌지 잠시 헷갈릴 때가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고 편하다. 첫 인턴에, 첫 회사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위기에 편하게 적응을 했다는 것이 참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나는 개인적인 일정이 있어서 1박을 하지 못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내 개인적으로 특별한 날이었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왔다. 나머지 분들은 그다음 날까지 재밌게 즐기다 돌아오신 것 같다!




나의 첫 회사 워크샵. 누군가는 평범한 행사일 뿐이라고, 누군가는 업무의 연속일 뿐이라고도 얘기하겠지만 적어도 나는 기대되는 행사였고, 그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킨 행사였다. 모든 일정이 좋았고, 모든 음식이 맛있었고, 배움의 시간도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시간의 중심엔 함께한 좋은 사람들이 있다.


언젠가 또 생일날 워크샵을 할 날이 올까? 딱히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더 특별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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