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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인생 첫 외부 미팅

아무 말 안했어도 괜찮아.

by INGDI 잉디

강 여름 축제를 테마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던 시점이었다. 열심히 만들고 있던 와중에, 대표 J께서 "잉디의 시간을 좀 써야 될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나를 갑자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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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여름 축제 콘텐츠 깨알 홍보! 한강에 탐나는 일정들이 많다는 것을 나도 이번에 알았다.


알고 봤더니, 히든트랙과 일종의 협약(?)을 맺고 있는 X업체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탐색하기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하는 제안이었다. 오… 새로웠다.


제안을 받아들이고(?) 대표 J와 데이터 책임자 j와 함께 이 콘텐츠에 대한 방향성 미팅을 진행했다. 패션, 액세서리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서 여태까지 풀어갔던 스토리텔링 방식(일정 나열)을 그대로 가지고 가기엔 쉽지 않았다.


따라서 브레인스토밍과 논의를 거친 후, 여름휴가 패션이라는 컨셉 아래 시간대별로 패션을 추천해주는 콘텐츠로 풀어가 보기로 했다. 린더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일하는 패션 일정들을 중심으로 코디를 도와주는 느낌! X업체의 브랜드들을 노출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나름대로 우리 회사와 맞는 색깔의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콘텐츠 논의를 끝내고 함께 얘기를 나누다가 조만간 X업체 담당자와 미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콘텐츠 제작 건을 포함한 몇몇 건에 대한 미팅을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사실 나는 굳이 안 가도 되는 미팅이었다. J와 j 참석만으로 충분한 미팅이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함께 가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제안을 주셨다. 내 입장에선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외부 미팅이라니! 참관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매우 좋은 공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굳이 갈 이유가 없었음에도 흔쾌히 제안해주신 두 분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부 미팅 당일. 평소보다 약간 격식 있게 입고 출근했다. 미팅도 미팅인데 사무실을 잠깐 벗어난다는 것 자체도 나름 신났던 것 같다(벌써 사무실이 답답한거야..?).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미팅은 강남역 근방에 위치한 드림플러스 건물에서 진행되었다. 늘 들어가 보고 싶은 건물이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가 볼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았다.


드림플러스는 외부 전경에서부터 으리으리함이 느껴지는데, 내부는 물론 더 좋더라. 여기서 일하면 아이디어가 마구 떠오를 것 같은 느낌. 물론 입주해 있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바글바글하긴 하지만, 그래도 시설은 굉장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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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플러스 내 라이브러리 공간과 전경

미팅은 X업체 담당자 한 분과 우리 회사 J, j, 나까지 총 네 명이서 진행되었다. 나도 함께 인사를 드렸고, 미팅 내용을 내 나름대로 정리했다. 딱딱한 미팅은 아니었다.


나는 미팅 내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나머지 세 분이 하는 논의를 듣기만 했다. 들으면서 이해가 되는 내용도 있었고, 이해가 힘든 내용도 있었다. 이해가 힘든 내용이라 함은, 보통 내 회사 생활 경험의 부재에서 나오는 내용들이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기억나는 한 마디: 그래서 앞으로 6개월 간의 KPI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사실 미팅이라는 것이 생각했던 것만큼 그렇게 거창한 것만은 아니었다. 어떤 쟁점을 가지고 이해관계에 있는 조직 간에 논의를 하는 장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지도 않다. 특히 회사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미팅은, 각 회사가 어느 정도 회사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도 해야 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 있어서 대표의 역할이 정말 크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대표가 대부분의 미팅에 참석할 텐데, 매 미팅마다 다른 쟁점에 대해 회사의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로 보였다. 상대측에서 갑자기 다른 제안을 줄 수도 있는 것이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모르는 부분이다. 새삼 수많은 미팅을 대처하는 대표님 외 다양한 사람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짧은 미팅 동안 많은 생각이 지나갔던 것 같다. 나는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콘텐츠 제작을 주 업무로 맡아서 하고 있지만, 이 일은 극히 일부의 일일 뿐이다. 하지만 오히려 알아가야 할 것 투성이이기 때문에, 앞으로 배워갈 다양한 요소들이 기대가 된다. 누군가에겐 별 것 아닌 미팅이 아직 나에겐 엄청난 경험인 것처럼, 이런 경험이 모이고 모여 언젠가 나도 별 것 아닌 경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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