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더 앱을 켜보면, 첫 번째로 사용자가 구독한 캘린더가 나타난다. 구독한 캘린더 수에 따라 빽빽한 캘린더가 나타날 수도 있고, 일정이 많이 없어 여백이 시원해 보이는 캘린더 화면이 나타날 수도 있다.
첫 번째 탭에서는 내가 구독해 놓은 캘린더를 볼 수 있다.
두 번째가 탐색하기 탭이다. 탐색하기 탭에는 주제를 불문하고 다양한 콘텐츠들이 모아진다. 사용자들이 첫 번째 탭에서 ‘정적인’ 캘린더를 본다면, 두 번째 탭에서는 나름대로 ‘동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누군가 친근한 말투로 제작한 콘텐츠들이 모아져 있는 공간이니까. 무엇보다 앱에서 두 번째 탭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탐색하기가 앱 내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탭은 탐색하기. 구 버전에서는 콘텐츠를 리스트 형태로 볼 수 있었다.(최신 버전에선 UI가 바뀌었다.)
나는 탐색하기를 위해 채용되었다. 나는 왜 채용되었을까?
많은 스타트업에서 흔히 인력 부족의 문제를 겪는다. 히든트랙도 예외는 아니었다. 탐색하기에 콘텐츠를 배포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콘텐츠가 제작되어야” 한다. 그런데 콘텐츠라는 것이, 보기에는 간단해 보일지라도 기획, 리서치, 제작, 수정 등 뒤에서 긴 시간의 프로세스를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 그런데 마케팅을 담당하시는 분이 다른 업무와 함께 콘텐츠까지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고(존경해요 R), 그러다 보니 콘텐츠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새롭고 생동감 있게 업데이트되어야 할 탐색하기가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따라서 나의 역할은 :
죽어 있는 탐색하기를 살리자 —a.k.a. 린더 살리기 대작전!
근무 초반에는 콘텐츠를 한 두 개 만들어보면서 브레인스토밍도 틈틈이 하고 콘텐츠 제작 툴에 익숙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부터는 본격적인 작전을 개시했다.
목표는 콘텐츠 배포율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많이 올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규칙적인 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욕심을 내보자. 데일리/위클리/먼쓸리로!
Daily : 매일 업데이트를 목표로 하자. ex. 오늘의 일정, 오늘의 캘린더, 신제품 출시 일정 등등
Weekly: 주간 콘텐츠를 만들자. ex. 주말 추천 일정, 에디터가 추천하는 이번 주 캘린더, 이번 주 세일/전시회/경기 일정 등등
Monthly: 시기별 콘텐츠를 만들자. ex. 개강 시즌, 취업 시즌, 명절 시즌 등등
이런 스케줄의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주제 후보 리스트업을 해 두었고, 매 아침마다 R과 함께 그 주의 콘텐츠 테마에 대해서 미팅을 가지기로 했다.
그렇게 진행된 미팅은 한 주에 만들어낼 콘텐츠를 기획하고, 중간중간 제작 상황을 점검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기획은 보통 소개되었으면 좋은 일정들을 중심으로 논의되었다.
나는 미팅 단계에서 나왔던 주제들을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에 몰입했다. 콘텐츠를 한 주에 매일 배포되도록 하려다 보니, 하나를 만들면 바로 다음 콘텐츠를 시작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정해진 주제에 대해서 소개하고 싶은 일정을 선별하고, 추가하고 싶은 일정은 정리해서 추가 요청을 드리고, 이미지를 선별하고, 내용을 구성하고, 작성하고, 수정하는 프로세스가 바쁘게 진행되었다. 선별한 이미지는 디자이너 j가 작업을 해주심에 따라 완성되었다.
제작을 하면서 늘 고민이 된 부분은 제목이었다. 제목 짓기가 제일 어려웠다. 어떻게 해야 사용자들이 제목만 보고 콘텐츠를 눌러볼까? 대외활동 관련된 콘텐츠에 ‘스펙 쌓을래 말래?’라는 공격적인 제목을 뽑았다가 대표 J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뭔가 마음이 편치 않아서 좀 더 부드럽게 바꾼 기억이 난다.
아무튼 그렇게 하다 보니,
한 주에 4개의 콘텐츠가 순식간에 만들어지고 배포되었다.
탐색하기라는 공간에 나의 노력이 들어간 작품들이 채워지는 것을 보니 뿌듯하긴 뿌듯했다. 만들어지는 즉시 앱에 라이브 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