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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두 번째, 그리고 마지막 월간 회고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던 두 시간의 마법

by INGDI 잉디

식적인 인턴 생활의 마지막 주, 두 번째이자 마지막 월간 회고가 있었다. 첫 번째 월간 회고를 굉장히 인상 깊게 기억하는 나로서 이번 회고도 굉장히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회사 생활을 한 달 이상 해보면서, 첫 회고 때와는 사뭇 다른 기분과 생각으로 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마인드)

히든트랙은 매월 월간 회고를 진행한다. 적당한 인원으로 팀을 나누어 각자의 한 달에 대해 회고하는 시간을 가진다. 한 명씩 돌아가면서 개인적으로, 혹은 일적으로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에 대해서 공유를 하고, 그 이야기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공유한다. 4~5명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2시간도 꽤 짧다.




나는 이번 회고에서 한 달 동안 업무를 하며 느낀 나만의 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한 달 동안 꽤 많은 콘텐츠를 만들면서 굉장히 재밌었고, 이런 일에 대해서 더 배워보고 싶을 만큼 욕심도 많이 생겼다. 그러나 내가 린더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항상 미지수였다.


물론, 모든 콘텐츠마다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고, 그 결과 새로운 콘텐츠들이 그전에 비해 많이 배포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판단하기에 '내가 정말 잘했다' 고 결론 지을 수 있는 것은 '그래서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보고 의미 있는 액션을 취했는가'였다. 그런데 업무를 하면서 콘텐츠 배포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콘텐츠의 조회수가 보이는 것도 아니었고,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본 후에 취한 액션들에 대해서 트래킹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 부분이겠지만, 적어도 내가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콘텐츠를 배포시키고 나서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 이야기를 마친 후, 개발자 P께서 에게 물어보셨다.


“6주 간 잉디의 KPI는 무엇이었나요?”


“크게 보면 탐색하기 탭을 살리는 것이었고, 이것을 위해서 일주일에 2-3개 정도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목표였죠..”


“그렇다면 잉디는 일주일에 그 정도의 콘텐츠를 올렸나요?”


“네.. 올리긴 했죠.”


“그러면 잉디는 잘한 거예요.”


“잉디의 목표가 다른 것이 아니고, 콘텐츠를 만들어서 배포율을 높이는 것이었잖아요. 만약에 목표가 ‘조회수가 높은 콘텐츠 만들기’ 였으면 다른 방식으로 다른 시도를 해볼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잉디가 사수 R과 얘기한 목표는 일주일에 얼마 정도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 그 자체였기 때문에 그 목표를 충분히 달성한 잉디는 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거예요.”




P의 말씀을 듣고 나니,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기분이었다. 사실 맞는 얘기였다. 내가 합류하기 전에 린더의 탐색하기는 콘텐츠가 자주 배포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내 역할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조회수나 의미 있는 액션은 그 이후의 문제였다. 나는 자꾸만 콘텐츠 제작 그 이상을 보려고 하면서 현재 내가 해 놓은 일에 대한 가치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이 회사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듯했다.


오늘 회고에서는 새로운 코너로 ‘다른 사람들이 본 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팀원 분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보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었는데, 굉장히 신선한 시간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늘 궁금하지만 쉽게 얘기할 수 없는 주제이기에.. 개인적으로는 지인들끼리 이런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참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물론 사전에 모두의 합의가 필요할 것..!)




두 번째이자 마지막 회고는, 역시나 기대했던 것만큼 좋은 시간이었다. 일을 할 때는 개발자 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회고를 통해 이야기를 많이 못 나누어 봤던 분들에 대해서 좀 더 알아갈 수 있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렇게 시간을 투자하면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고 느껴진다. 하루 업무 중 2시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님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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