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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GDI 잉디 Jan 16. 2021

05. 페이히어는 어떤 재미로 일하나요?

이런 재미로 일합니다

“회사=즐거운 곳”

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주변에 좋은 동료들이 있고, 회사에서 만족스러운 인프라를 제공해준다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애초에 회사를 즐거운 곳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소위 말하는 꿈의 직장을 다니는 것만으로 즐겁다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즐거움이란 정말 상대적인 감정이라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기에 모호하기도 하고, 회사를 통해 어떤 엄청난 즐거움을 논하는 것이 자연스럽기만 한 흐름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공적인 공간이고, 일을 하는 공간이니까.


페이히어에 몸담고 있는 것이 좋은 경험이자 기회인 것은 자명하지만, 회사는 회사인지라 매일 아침마다 힘겹게 일어나고, 업무가 주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딱 필요한 인력만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책임감도 꽤 큰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회사에 출근하며 업무를 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는 회사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들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하다가도 다같이 웃을 수 있고, 잠깐이라도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이번 글에서는 페이히어만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다.


회의실 이름 보는 재미로 일합니다

페이히어 사무실엔 회의실이 2개 있다. 하나는 레전드 회의실, 다른 하나는 떡상 회의실.

회의실 이름이 레전드와 떡상인 회사가 있을까..? 자세한 연고는 모르겠지만 페이히어의 공식 키워드는 레전드와 떡상인 것 같고(대표님이 두 단어를 그냥 좋아하시는 것 같다), 이것이 회의실 이름이 되었다(예전 슬랙 보니까 나름 이름 회의도 하셨던데..). 회의실 문에 이름을 붙여 놓은 것이나, 회의 일정이 잡힐 때 회의 장소로 이 두 단어가 보일 때나 그냥 너무 웃기다.

레전드 회의실

“오늘은 레전드에서 하시죠!”


정말 그 회의는 레전드가 될 것만 같다.


떡상 회의실

“떡상에서 할까요?”


정말 떡상할 것만 같다.


다음 회의실 이름은 가즈아 회의실로 하신단다.

tmi: 우리 회사의 목표는 언제나 떡상이다


먹는 재미로 일합니다

먹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회사 인원이 많은 편이 아니라 다같이 간식을 나눠 먹기에 편한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직원 분들과 다같이 나눠 먹으려고 간식이든 음식이든 많이 사 오시는 분들이 자주 계셔서 업무 시간 중에 소소한 행복이 된다. 항상 다른 직원 분들까지 생각하시는 따뜻한 마음씨에 행복해진다.

행복을 주는 동료들
청창사 만두 파티/준기님이 사오신 떡/모니터 밑으로 젤리 주시는 경주님
분식도 먹고/제철이라 더 맛있는 인기만점 귤 박스
보경님 기프티콘 빵도 먹고/회사 VIP 됐다고 은행에서 보내준 피자도 먹고

이렇게 먹는 시간이 좋은 이유는, 맛있는 간식을 먹는 것도 물론 좋지만 동시에 다같이 모여서 편하게 웃고 떠드는 시간이기도 해서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동료들과 함께라면 그 순간만큼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제빵왕 경주님 표 쿠키/얼리버드 순님이 사오신 빵
준기님의 연말 빼빼로 선물/요즘 회사 트렌드는 샐러드다;;

식사가 아니라 모두 그냥 간식이라는 점.

정리하고 보니 참 많이도 먹었다.


물건 사는 재미로 일합니다

대표님께서 뭐든 잘 사주신다. 구매 요청에 굉장히 관대하셔서 웬만하면 다 사주시는 멋진 대표님.

작년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에 사무실이 너무 휑한 것 같아서, 지나가는 말로 트리를 하나 놨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바로 사주셨다.

지금도 사무실에 우뚝 서있다ㅋㅋㅋㅋㅋ


그밖에도 필요한 물건이 생길 때마다 계속 구매를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한숨을 쉬시는 경영지원 보경님의 모습이 너무 재밌다.

발 시린 분들끼리 발 난로 공동구매/업무에 필요한 책들을 한가득 사주셨다


함께하는 재미로 일합니다

얼마 전 디자이너 채윤님께서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인 것 같다고 하셨다. 아무리 일을 좋아하거나 잘해도, 함께하는 사람들과 문제가 있다면 일이 힘들어지는 건 시간 문제인 것 같다.


내가 관찰한 13명의 페이히어 사람들은 사람 냄새 나는 워커홀릭들만 모아 놓은 느낌이다. 일을 좋아하고, 잘하고, 오랜 시간 일을 열심히 하시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일로서 대하시지 않는다. 일을 하다가도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하고, 맛있는 음식에 달려가고, 서로 편하게 장난치고, 다른 직원 분들을 위해 맛있는 간식을 바리바리 들고 오시는 사람들이 참 좋다. 서로를 공적인 동료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으로 대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모습인 것만 같다. 사실 많지 않은 인원이라 가능한 분위기도 있어서 가끔씩 회사가 커지고 인원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벌써 아쉬울 때도 있다.

다함께 3000만원짜리..언박싱하기. 마치 이벤트 같았다
직원 분들 생일도 다함께 축하드리는 회사

얼마 전 대표님과 1대1로 미팅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 대표님께서 ‘저 사람과 함께 계속 일하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본인의 역할이라고 하셨다. 나는 이 말씀이 너무 좋았다. 좋은 동료가 복지라는 흔한 말이 있듯이, 계속 함께하고 싶은 동료들이 주변에 있고 동료들로부터 좋은 동기부여를 주고받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행복한 복지가 아닐까 싶다.




페이히어에서 일하는 재미를 억지로 찾지 않아서 좋다. 주변에 소소한 즐거움들이 묻어 있고, 동료들이 그렇게 만들어 주고 있어 회사 가는 길이 힘들지만은 않다. 물론 가끔씩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시소의 한쪽이 올라가듯 높아질 때도 있지만, 동료들이 주는 즐거움이 시소의 반대편에서 균형을 맞춰주곤 한다.


사람이 많으면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쉽지 않은 건 사실이고, 사람이 적다고 해서 이런 분위기가 항상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회사는 회사인지라 항상 즐거울 수는 없겠지만, 신뢰와 존중 위에 쌓아 올려져 가고 있는 회사의 앞날이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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