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병원과 친한 사람인데 연휴 기간에 경증 환자가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본인 부담금이 90퍼센트란다.
턱이 빠지면 경증이야?
이석증으로 천장이 돌면 경증이야?
내 질문에 남편은 둘 다 그럴 거란다. 신경질이 난다. 서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하다. 의료 대란 속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대책이라고 내 놓은 게 응급실 방문하지 말라는 것이다.
본인 부담금을 인상하지 않아도 응급실 이용료는 비싸다. 새벽에 턱이 빠지면 응급실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처치하고 나면 십만 원에 육박한 금액을 내고 나온다. 물론 부자에게 그 돈은 별거 아닐 것이다. 그러나 빠듯하게 살림을 꾸려나가는 내게는 그 돈의 비중이 크다.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여기저기 탈이 나서 다이어트를 잠정 포기하고 끊었던 점심도 먹기 시작했다(나는 급식과 여유를 바꿨었더랬다). 먹어야 하는 약들을 빈속이 받쳐주지 못했다. 응급실 진료비 인상 기사는 내 삶과 직결돼 보였다. 진짜 턱 조심, 이석증 조심해야겠다. 그런데 턱은 유의해 보겠다만 이석증은 어떻게 조심한단 말인가.
건강 챙기라는 말이 가끔은 제일 쓸데없는 말처럼 느껴진다. 건강을 챙기는 방법은 무엇이란 말인가. 운동할 여력도 없을 때가 있다. 밥 꼬박 잘 먹는다고 건강이 챙겨지는 게 아니다. 스트레스도 내가 맘먹는다고 막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타고난 게 약한 사람도 있다.
날씨도 사람을 놀리는 느낌이다. 너무도 덥다. 전기세도 인상됐다는데 아직도 에어컨이 필요하다.
갈수록 화가 난다. 정말 대다수의 국민을 위하는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이 사회는 누구와 보조를 맞춰 가고 있나. 지금 나라가 돌아가는 꼴이 너무도 개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