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영 Sep 11. 2024

골골 백 세

기분은 좋지 않았고 얼굴은 가려웠다. 몸도 피곤했다. 아이스팩을 수건으로 둘둘 말아서 베고 누웠다. 몇 십 분만 쉬자는 심산이었다.


남편이 불러서 눈을 떴는데... 천장이 뚝. 떨어졌다.

어지러워서 다시 눈을 감았다.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어지러움증과 메스꺼움이 엄습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예전에 경험했던 증상이다. 이 년 만에 재발했다. 이건 분명 이석증이다.


눕기가 무서웠다. 다시 눈을 뜨면 천장이 빙빙 돌 거 같았다. 정자세로 몇십 분을 앉아 있다가 그래도 쉬어야 하니 밤잠을 잤다.


눈을 떴는데 다행히 돌지 않는다. 일어나는데 시야가 흔들린다. 얼굴은 간지럽고 정신이 없다. 다시 앉았다. 심호흡 크게 하고 천천히 일어났다. 속은 메스꺼운데 견딜만하다.


또 백 번 고민했다. 이넘의 병가는 쓰지는 못하고 고민만 한다.  몸은 다시 평정을 찾았다. 얼굴은 여전히 붉은 기가 돌고 간지럽다. 붉은 기운과 간지러움증은 턱밑과 목이 제일 심하다.


출근을 했다. 정신없이 세 시간 수업을 하고 조퇴를 했다. 피부과부터 방문. 접촉성 피부염이란다. 약들을 받고 이비인후과에 갔다. 고글 같은 걸 씌우고 이리저리 밀쳐 보더니  다행히 아직 이석증이 완전히 발병한 건 아니란다. 나는 멀미가 나서 죽는 줄 알았다. 이러다 좋아지거나 돌이 왕창 빠지거나 둘 중 하나란다(그렇게는 나도 말하겠다 싶었지만). 메스꺼움을 가라앉히는 약을 처방해 줬다.


며칠 전에는 피지낭종이 커져서 뗐다. 온몸이 또 갑자기 난리다. 엉망진창이다. 이러다 강제로 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며칠은 쉬어도 좋을 듯하다. 다행히 연휴가 오고 있다. 완벽한 쉼은 아니겠지만 기다려진다.


                                                               2024. 9.11.

이전 10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