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사직을 생각했다

잡고 있는 현실의 무거움

by 문영

도대체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아침 7시부터 동동대던 몸짓은 저녁 다섯 시 반에나 끝이 났다. 그리고 막히는 길을 한 시간가량 달려서 퇴근했다.


혹자는 양호하다고 할 것이다. 직장인이 그렇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허둥지둥 저녁을 차리고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온몸이 덜덜 떨렸다.


어쩌면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나의 체력은 바닥이 났고 지금 날짜는 너무나 학기 초인 삼 월이었다.


오만했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도 했었으니까. 초심이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법, 초심 따위는 없다.




"선생님, 내일 방과 후에 시간 되세요?"


그가 나를 찾을 일은 수업에 관한 민원밖에 없다. 그와 나는 일상적인 대화를 끊은 사이다. 그의 반에 유독 나를 힘들게 하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 이야길 하려는 줄 알았다.


"왜요?"

"개강 파티 하려고요. 시간 되시는 선생님들 함께."

"내일 시간 없습니다."

"네."


맥이 탁 풀렸다. 그도 망설이다가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쾌했다. 너는 다시 틈을 보는 것이니. 그러다 한편으론, 그가 나만 빼고 선생님들을 모았어도 기분이 나빴겠다 싶었다.


이 또한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그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할 때는 자괴감을 느낀다. 그 꼴을 당하고도 또 아무렇지 않니. 스스로에게 하는 질타. 그리고 회복해서는 안 되는 관계. 이걸 바로 옆에서 견딘다는 건 정말 못할 짓이다.




결국 오늘도 사직을 생각했다. 초심으로 끝을 준비하려 했건만 말末심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 끝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중이다.


최선을 다해서 중간을 이루는 사람이라 대충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문득 소리 내어 울고 싶었다, 외롭다. 이 힘듦을 공감해 줄 사람이 없다,


사람은 '홀로'라는 것을 느낄 때 자기 안에 고립된다. 내가 나를 빠져나오지를 못하겠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