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교회 안에 있는 이들을 위하여
16장. 떠날지 말지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 유예의 신앙을 허락하기
많은 신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결단 그 자체가 아니라, 결단을 미루고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죄책감이다. 떠나야 할 것 같으면서도 떠나지 못하고, 남아야 할 것 같으면서도 마음이 따라가지 않을 때 사람은 스스로를 비난한다. ‘왜 이렇게 우유부단한가?’, ‘이 정도면 이미 답이 나온 것 아닌가?’라는 자책이 반복된다. 게다가 교회 문화는 이러한 자책을 더욱 강화한다. 결단은 믿음의 증거로, 머뭇거림은 불신이나 나태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신앙의 전환이 즉각적인 결정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신앙은 선택의 연속이지만, 그 선택이 언제나 즉각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특히 삶의 구조, 관계, 정체성과 깊이 얽혀 있는 신앙의 문제는 더더욱 그렇다. ‘떠남’과 ‘남음’은 단순한 물리적인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세계관과 언어, 관계망 전체의 재구성을 포함한다. 그럼에도 많은 신자는 지금 여기에서 ‘당장’ 결정하지 못하는 자신을 실패자로 규정한다. 이 장은 바로 그 규정을 멈추기 위해 쓰였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