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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와 팔레스타인 소년의 죽음 사이에서

기억의 독점과 폭력의 정당화는 선민의식에서 오는 오만이다.

by Francis Lee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올린 한 영상은 외교적 파장을 불러왔다. 영상에는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소년을 사살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고, 그는 이를 두고 위안부 사건과 홀로코스트와 “동급의 인권 모독”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무부는 즉각 반발했다. 나치의 집단학살과 전쟁 상황에서의 군사적 행위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부적절하며 유감이라는 입장이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스라엘의 반응은 일정한 논리적 기반을 갖는다. 홀로코스트는 국가 권력이 체계적으로 특정 민족을 절멸시키려 했던 역사상 유례없는 범죄이며, 이는 국제법적으로도 “집단학살(genocide)”이라는 특별한 범주로 규정된다. 반면,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군사행위를 국가 안보를 위한 전쟁 수행의 일부로 정의한다. 즉,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의도된 말살’이 아니라 ‘위협 제거’로 구분하려 한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이스라엘의 주장은 “의도”와 “맥락”을 기준으로 도덕적 판단을 유보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영상 속 사건이 실제로 무장하지 않은 소년, 혹은 사실상 전투 능력을 상실한 대상에 대한 과잉 폭력이라면, 그것은 단순한 교전 행위로 환원될 수 없다. 국제 인도법은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분할 것을 요구하며, 특히 아동에 대한 보호는 가장 엄격한 기준으로 다뤄진다.


이스라엘이 반복적으로 내세우는 또 하나의 논리는 “비대칭 전쟁”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이 민간인 지역에 숨어들고, 어린이를 동원하는 경우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논리는 군사적 대응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 논리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모든 군사행위를 정당화하는 면허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비대칭 전쟁일수록 더 엄격한 윤리 기준이 요구된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단순한 사실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기억의 정치”다. 홀로코스트는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대 이스라엘 국가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는 역사적 기억이다. 이 기억은 국제사회에서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강력한 근거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동시에, 그 기억은 비판을 차단하는 방패로 기능하기도 한다. 즉, 홀로코스트와의 비교 자체를 금기시함으로써, 현재의 폭력에 대한 윤리적 검토를 회피하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의 태도는 더욱 분명해진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을 “영원한 피해자”의 위치에 두면서, 동시에 군사적 행동에서는 “절대적 생존권”을 주장한다. 피해자의 기억과 가해자의 현실이 하나의 국가 안에서 공존하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홀로코스트와 현재의 모든 군사행위를 단순히 동일시하는 것은 역사적 맥락을 무시하는 위험한 단순화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현재 벌어지는 폭력의 윤리적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교훈은 그 반대여야 한다.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우리는 이런 일을 당했다”는 선언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보편적 윤리로 확장되어야 한다.


결국 이 논쟁의 핵심은 비교의 적절성이 아니라, 책임의 보편성에 있다. 특정 역사적 고통이 독점될 때, 그것은 도덕적 권위가 아니라 정치적 도구로 변질된다. 그리고 그 순간, 과거의 피해는 현재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역설적인 근거로 전락한다.


따라서 이번 논란에서 드러난 이스라엘의 반응은 단순한 외교적 방어를 넘어선다. 그것은 “우리는 예외다”라는 선언에 가깝다. 그러나 인권의 언어는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다. 어떤 국가도, 어떤 역사도, 어린 생명의 죽음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바로 이 점에서, 이스라엘의 논리는 스스로의 역사적 기억과 충돌하는 근본적인 모순을 안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합법적 정당인 국민의힘은 이 사건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 헐뜯기에 나서며 마치 기회를 잡은 듯 날뛰고 있다. 전광훈의 영향력이 막강한 정당이라는 속내를 스스로 드러내는 꼴 아닌가? 국민의힘은 이미 정당의 정체성을 상실한 지 오래이지만 외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에 대해 소아적인 정당정치적 이해타산에만 골몰하는 모습을 보면 분노에 앞서 처량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한국의 보수 정당 전통을 이어온다고 자처하던 국민의힘이 왜 이리 무너지게 되었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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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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