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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Sep 14. 2021

이재명이 한국의 버니 샌더스라고?

언론 개혁이 시급한 이유를 보여주는 news1의 작태를 통탄한다.

왜곡 보도로는 조선일보의 뺨을 후려치고도 남는 news1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가 났다.     


외신 이재명에 관심, 로이터 “이재명은 한국의 버니 샌더스”

(참조: https://news.v.daum.net/v/20210914091538791)     


뭔가 이상하다. 버니 샌더스와 이재명은 결이 완전히 다른데... 버니 샌더스는 반공주의가 철저한 미국 정치계에서 거의 유일한 사회주의자이다. 그렇다면 이재명이 사회주의자란 말인가? 뭔가 냄새가 난다. 어쩐지 news1이 이재명을 사회주의자 프레임을 씌우려는 수작으로 보인다.     


그래서 원문을 찾아보았다. Asia Pacific 면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가 보인다.     


'S.Korea's Bernie Sanders' tops presidential polls with talk of universal basic income

(참조:https://www.reuters.com/world/asia-pacific/skoreas-bernie-sanders-tops-presidential-polls-with-talk-universal-basic-income-2021-09-13/)     


이 기사에 버니 샌더스 이름이 두 번 인용되었다. 그대로 적어본다.     


A South Korean politician who once said he aspired to be a "successful Bernie Sanders" is leading the field to replace Moon Jae-in as president after rising to prominence with an aggressive pandemic response and a populist economic agenda.     


결국 로이터 통신이 이재명이 버니 샌더스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자신이 한 때 자신이 버니 샌더스의 성공판이 되고 싶다는 뜻을 표했다는 말이다.     


그 다음에 나오는 문장에서 이재명과 버니 샌더스의 관계가 더욱 명확해진다.     


Lee no longer compares himself to Sanders, the progressive senator who unsuccessfully sought the Democratic Party nomination for U.S. president, and has expressed willingness to adjust his policies to avoid strife while embracing "compromise and consensus".     


이 문장을 보면 분명히 이재명은 더 이상 버니 샌더스와 같은 인물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이재명은 ‘타협과 의견 수렴’으로 대립을 피하고자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런데 news1은 이 문장을 다음과 같이 번역해 내는 신공을 발휘했다.      


이 후보는 “더 이상 자신을 대권 도전에 실패한 샌더스와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집권하면 타협과 합의를 통해 갈등을 조정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원문을 전혀 다르게 번역하고 있다. 이런 번역술은 바로 김어준이 말한 조선일보 김대중의 '김대충영문법'의 신공을 발휘한 것이 아닌가? 이런 식으로 김어준의 표현에 따르면 '지 꼴리는 대로' 번역해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가 미국 대선에서 실패한 것을 보고 이재명이 두려워 그와 비교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주고 있다. 그것도 직접 인용 부호를 써가면서 말이다.     


결국 news1은 제목을 저런 식으로 뽑고 번역도 엉터리로 해서 ‘이재명 = 버니 샌더스’라는 공식을 만들어 이를 사회에 바이러스처럼 퍼뜨릴 요량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수구 언론과 그 추종 세력은 ‘이재명은 사회주의자’ 더 나아가 ‘이재명은 실패한 빨갱이’의 프레임을 만들겠지?      


정말 추한 news1이다. 이따위 기사도 아닌 작문으로 조작을 계속하는 것이 어찌 언론이라는 말인가? 윤석열의 사주가 ‘최고 지도자’의 것이라고 사기를 치더니 이제는 이재명을 빨갱이로 몰 심산이다. 참 더러운 찌라시만도 못한 news1이다.     


왜 한국의 언론 개혁이 한시바삐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윤석열이 말하는 ‘메이저 언론’인 조선일보만이 아니라 이런 찌라시 같은 news1도 잘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징벌적 손해배상이 아니라 언론사와 그 사주를 형사 사건의 범인들로 구속하여 사기죄와 공갈협박죄 그리고 국기문란죄로 다스리고 찌라시 영업 허가를 영구 박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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