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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Oct 14. 2021

김건희의 ‘애교머리’와 나잇값

'애교'가 '주책이 되기 전에 정신 차려야 하나?

‘윤석열&Co’에 유난히 '친절한 중앙일보 씨'가 나의 궁금증 하나를 풀어주었다. 김건희가 언론에 등장한 이후 여러 자료를 검색하다 보니 눈에 뜨이는 그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뭐라 불러야 할지 난감하던 차였다. 그런데 중앙의 현일훈이가 ‘애교머리’라고 단정해 준다. 살다보니 중앙일보에 고마워해야 할 일도 다 있네. 현일훈. 이름을 보니 남자인데 여자의 헤어스타일에 박식한가 보다. 그 분야의 전문가인가? 나는 평생 ‘애교머리’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되어서 그런 현일훈의 넓은 지식에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 여기 저기, 지하 구석까지 다니며 견문을 넓혔나보다.  그런데 왜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일까? 누구에게 왜 '애교'를 부린다는 말인가? 김건희가 남편을 만나기 전부터 이런 헤어스타일을 고수한 것을 보니 더욱 궁금해지기는 한다. 그러나 알길이 없다. 그러니 일단 넘어가자.

    

그런데 현일훈이 더 놀라운 소식도 더해 전하고 있다. 그가 쓴 기사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다음 날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가선 ‘부인은 어릴 때부터 교회를 열심히 다녔다. 구약을 다 외운다’고 강조했다."     


김건희가 관상 보는 아바타만 잘 다루고 Yuji 하며 '도사'의 자문을 구하는 줄 알았더니 구약도 다 외운단다.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고? 그런데 교회, 특히 개신교에서 극도로 싫어하는 이런저런 ‘도사’에게 윤석열을 이끌기도 했다고? 이게 도대체 말이야 방귀야?     


구약을 암기한다... 내가 명색이 신학박사인데도 구약의 제목도 다 못 외우는 상황에서 부끄러워해야 하나? 구약이 무엇인가?     


구약이란 말은 사실 옳지 않다. 이 글들의 원주인인 유대인이 자신의 성경을 구약이라고 부르지 않으니 말이다. 유대인은 우리가 <구약성경>이라고 부르는 경전을 ‘타나크’(תַּנַ״ךְ)라고 부른다. 이는 율법서를 의미하는 ‘토라’(תּוֹרָה) 예언서를 의미하는 ‘네비엠’(נְבִיאִים‎) 일반 글을 의미하는 ‘케투빔’(כְּתוּבִים)의 머리자를 따서 만든 인조어이다. 그리고 그 내용도 <구약성경>과 구성이 다르다. 그런데 가톨릭 교회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고 정경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예수 이전과 이후의 관련 문서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유대교 경전을 구약, 곧 조상들에게 한 신의 과거 약속, 기독교 경전을 신약, 곧 기독교 신자들에게 한 새로운 약속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원 주인인 유대인과는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서양인들 마음대로 말이다. 게다가 구약을 정리하면서 내용을 더하기도 하고 빼기도 하면서 맘대로 재단하였다. 저작권료도 한 푼도 지급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런 차원에서 사실 구약은 기독교의 순수한 경전은 아니다. 그러나 예수 자신이 유대교인이었고 예수 생존 당시 그리고 초기 기독교 교회에서 구약을 매우 중요하게 사용한 전통을 버릴 수 없어 정경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구약도 교파에 따라 내용이 다르다. 그리고 히브리어 본과 그리스어 본도 문구가 다른 경우가 있다. 그래서 어떤 구약이 '진짜'인지, 그리고 번역을 제대로 한 것인지는 여전히 교파마다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김건희가 그 구약을 다 외운단다. 놀라운 일이다. 하기는 박사학위도 가볍게 딴 실력이니 어련하겠느냐만서도 뭔가 찜찜한 이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지? 그러나 오늘의 주제는 구약이 아니라 ‘애교머리’이니 이 정도로 일단 넘어가자.     


이어지는 기사에 보니 다음과 같은 ‘친절한 현일훈 씨’의 자상한 설명이 나온다.     


"대중 앞 노출을 자제하고 있는 윤 전 총장 부인 김씨와 관련해 캠프 관계자는 ‘지금 건강이 조금 안 좋은 것으로 안다’며 ‘국민의힘이 후보를 확정하는 시기를 전후해선 윤 전 총장 옆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의 다른 인사도 ‘기존 헤어스타일이 유력 대선 주자의 배우자로는 맞지않는다는 주변의 조언에 김씨가 애교머리를 자르고 단정히 했다. 남편 지원 유세에 나설 차비를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현일훈은 설마 김종인이 말한 윤석열 주변의 ‘똥파리’는 아닐 텐데 이 정도의 상당히 내밀한 내용을 알고 있네. 윤석열과 김건희가 살고 있다는 아크로바스타는 외부인이 들어가기도 힘들다는 데 어찌 이런 사적인 부분을 이리 잘 알고 있다는 말이냐... 단순히 기레기 차원의 촉인가? 암튼 넘어가자.     


김건희의 건강이 조금 안 좋으네... 그런데 헤어스타일에 대한 조언을 들을 정도의 건강 상태는 되나 보다. 그래서 애교머리를 자르고 단정히 하지. 그렇다면 애교머리는 단정하지 않았다는 말인데... 그것을 알고도 지금까지 애교머리를 했다는 것인가? 내가 찾아본 비디오나 사진들을 보니 김건희는 상당히 오랜 기간 이 ‘애교머리’를 고수했다.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는 한 비디오에서는 머리카락 몇 가닥을 뺨 위로 길게 늘어뜨리고 머리 위 양쪽으로는 작은 집게핀을 두개 '앙징맞게' 달고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그것을 보고 ‘저게 뭐지?’하고 속으로 물었는데 오늘에야 현일훈이 답을 해 준 것이다. ‘애교머리’란다. 청와대에서 찍힌 사진에는 집게핀이 없는 것을 보니 이미 그 당시에 상당히 ‘단정히’ 한 모양이다.     


김건희가 1972년생이니 49살이다. 한국 나이 쉰이다. 불혹을 훌쩍 넘겼으니 헤어스타일로 애교를 부리고 싶은 ‘유혹’을 진작 넘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윤석열이 1960년생이니 띠동갑이다. 나이 차가 있어서 남편 앞에서만 부리던 애교를 스스럼없이 지속한 것인가 하고 생각해보니 아닌 것 같다. 결혼하기 전부터 그런 헤어스타일을 Yuji 했으니 말이다. 이력서 사진에도 나오는 것을 보아 본인이 워낙 좋아하던 스타일인가 보다. 그런데 이제 갑자기 ‘단정히’ 한다니. 50이면 지천명이라는데... 정말 하늘의 뜻을 헤아리게 되었다는 말인가? 아니면 애교머리가 필요 없는 직업을 준비한다는 말인가?   

  

그러고 보니 박사 논문의 주제가 관상 아바타인데 그 ‘애교머리’ 헤어스타일이 어떤 아바타에서 본 듯도 하다. 아님 말고...     


사실 헤어스타일이 사람의 인상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재 한국 남성의 경우 탈모 관리, 여성의 경우는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하는 것이 헤어스타일과 관련하여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남성 연예인들 가운데에는 가발로 머리숱이 많이 보이게 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반면에 여성은 유전적으로 탈모가 발생할 수 없기에 ‘얼큰이’가 안 되기 위하여 헤어스타일로 기교를 부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왜 얼굴이 큰 것이 콤플렉스일까? 아무래도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서양 여성의 '작아보이는' 얼굴과 비교하다 보니 그리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정청이 2007~2010년에 걸쳐 한국인 691명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별, 신체 부위별로 피부 면적을 측정한 결과, 한국 성인 여성의 얼굴 면적이 371㎠로 서양 성인 여성(380㎠)보다 작았다! 그리고 한국 성인 남성은 419㎠로 서양 성인 남성(453㎠)에 비해 9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의 얼굴 면적이 서양인의 것보다 작다! 나도 이것을 보고 놀랐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인의 얼굴이 크다고만 알고 있던 것은 편견에 불과하였다. 그런데 왜 한국인이 ‘얼큰이’라는 헛소문이 퍼지면서 얼굴 크기 콤플렉스가 특히 여성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지게 된 것일까? 그래서‘애교머리’를 써서라도 얼굴이 작아 보이게 조작하려는 것일까? 한국인 특유의 지나친 겸손 문만은 아닐 터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분석으로는 이윤 극대화가 지상 목표인 신자유주의의 자본가들의 탐욕 추구에서 나온 집단 세뇌가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인, 특히 한국 여성에게 이 자본가들은 언론과 협잡을 부리며 ‘너의 얼굴은 크다’라는 주문을 걸어 놓고는 얼굴을 작게 하는 수술,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하는 헤어스타일과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하는 메이크업을 ‘강매’하는 것이다. 이렇게 단단히 세뇌된 이들에게는 한국 여성의 얼굴이 서양 여성에 비해 충분히 작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세뇌된 여성들의 집단의식이 ‘나의 얼굴은 크다’라는 편견을 진리처럼 믿으며 오늘도 강남 유명 성형외과를 찾아 문자 그대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럴 용기와 돈이 없으면 차선책으로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으로 ‘애교’를 부리는 것이다.     


그런데 ‘애교’도 어릴 때 부려야 애교지 나이가 들어 부리는 애교는 애교가 아니고 주책이다. 요즘 내 나이 또래, 곧 60대에 이른 사람들 가운데 이제부터라도 YOLO 한다고 선언한 이들이 ‘이상한 짓’을 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젊게 살겠다고 선언한 이들은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패션스타일을 20대를 모방하는 것으로 젊어지고자 한다. 그러면서 '내 나이 비록 60이지만 20~30대로 보인다'는 ‘자랑’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까지 보인다. 언론도 이를 부추긴다. 어느 ‘철이 한참 지난’ 60대 배우가 아직도 30대로 보인단다. 그런데 그 기사에 올린 사진을 아무리 뜯어보아도 얼굴에 분칠을 하여 화사해 보이기는 하지만 영락없는 60대로 보이는데도 말이다. 60대가 과학의 힘으로 생체 나이가 30대로 시간을 거슬러 간 줄 알았는데 보니 문자 그대로 ‘보인다’일 뿐이다. 몸은 특히 장기는 이미 60대, 또는 그 이상 노화되었는데 얼굴의 피부가 그리 ‘보인다’는 것만을 강조한다.


그것도 모자라 어느 60대 ‘철 지난’ 연예인이 온몸에 ‘시술’을 하여 '30대로 보인다'는 기사도 간간이 보인다. 실제로 30살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30살로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에 들어가는 금전적, 심리적, 육체적 '낭비'를 하면 결국 자기 몸은 망가지고 자본가들의 돈주머니만 두둑하게 하는 것인데, 왜 그렇게 스스로 돈 버리는 일을 자처하는 것일까? 물론 소셜 미디어와 언론 매체에 나오는 특히 서양의 60이 넘은 '연예인'들이 '주책'을 부리는 것의 영향이 클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얼굴을 고치고 뭔가 덧 바르고 머리를 다듬어도 얼굴의 주름은 약간 포샵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60살이라는 생물학적 나이는 결코 가릴 수 없는데 왜 그런 허영심에 자신의 영혼까지 팔고자 하는 것일까?

  

한국 의사들의 성형 수술 실력이 매우 탁월하다는 소문이 온 세상에 퍼져 외국인들도 강남 성형외과로 몰려든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소문이 아니다. 그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런 의사들이 임상시험을 해야 하는 것인데, 얼마나 많은 착각에 빠진 ‘얼큰이’들이 그 과정에서 희생을 당했을지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요즘 언론 매체나 길거리에 나가보면 그런 ‘임상시험’을 분명히 당한 것처럼 보이는 얼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니 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애교머리’도 결국 얼굴이 작아 보이게 만들고자 하는 ‘노오력’의 일환이라는데.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인가? 더구나 하늘의 뜻을 헤아리고도 남을 나이가 되었음에도 '우주의 기를 끌어모아도' 과학적으로는 불가능한 회춘을 왜 얼굴과 머리카락을 못살게 굴면서 시도하는 것인지. 정말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제라도 김건희가 그런 '노오력'의 대열에서 벗어나 ‘단정해지기로’ 했다니 기대가 크다. 검찰 출두든, 유세든 조만간 ‘단정한 김건희 씨’가 보일 모양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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